![[인터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지영 "'보조'는 있어도 여성 애널리스트는 없던 시절이 있었죠"](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3/20250306165512_96520.jpg)
▲ 김지영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일 인터뷰에서 증권업계 유리천장이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고 보았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10월 전임 센터장의 갑작스러운 유고 뒤 대행을 맡아오다가 같은 해 연말 임원 인사에서 정식 센터장에 올랐다.
증권업계에선 약 13년 만의 여성 센터장 등장이었다.
센터장이 되기까지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특히 출산 이후 겪었던 차별은 잊기 힘들다.
“한 금융사 인사 담당자의 귀에 제 이름이 건너건너 들어갔어요. 그런데 그 분이 ‘애 낳은 아줌마는 좀 그런데…’라 말했다 하더라고요.”
당연한 얘기이지만 선입견일 뿐이라고 김 센터장은 단언했다.
“업무에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걸 경험하지 못했을 뿐이죠. 저도 더욱 열심히 했고요."
김 센터장은 2006년에 애널리스트를 시작했다. 그때 여성 보조 애널리스트(RA)는 있어도 여성 애널리스트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체감상 절반은 여성이라고 느껴요. 선배 여성 애널리스트들이 역량을 입증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애널리스트들의 가장 큰 고충이 출산과 육아인 건 사실이다.
“출산하고 나면 체력이 많이 달리죠. 애가 아플 때는 더 힘들어요. 애들은 보통 네 살까지 열이 많이 나잖아요. 어떤 경우는 여자 선배가 회사 화장실에서 몰래 우는 경우도 봤어요.”
하지만 여성이 애널리스트로서 갖는 강점도 확실하다.
“상대적으로 섬세하고 꼼꼼한 편이라 유리할 수 있죠. 또 애널리스트는 외부와의 소통도 많이 해야 하는데 여성의 공감능력과 적극적인 말하기 능력도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봐요.”
김 센터장은 증권업계에 안에서 여성의 처우가 꾸준히 개선돼 왔다고 평가했다.
“제가 2011년에 결혼한 뒤 2013년에 출산했는데 교보증권에선 당시 출산휴가를 증권업계 평균치인 3개월보다 많은 4개월을 주고 있었어요. 그리고 2년의 휴식기를 가진 뒤에 복귀했는데 마침 주 52시간이 도입돼 있더라구요."
글로벌 금융위기 즈음만 해도 금융권에서 여성이 임원이 되려면 미혼이어야 했다고 김 센터장은 전했다.
"지금은 아니잖아요. 예전에 비하면 유리천장이 많이 깨진 건 맞는 것 같아요."
![[인터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지영 "'보조'는 있어도 여성 애널리스트는 없던 시절이 있었죠"](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3/20250306165600_119834.jpg)
▲ 김 센터장은 여성 애널리스트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출산 직후 체력을 고려하면 그 직전처럼 100%의 성과를 내겠다고 강박관념을 가지는 것보단 차차 회복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성 애널리스트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조언을 요청했다.
“저같은 경우 힘들 때는 기업탐방, 세미나, 포럼 등 현장을 주로 가요. 사람이나 장소나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과정에서 우연찮게 중요한 일과 조우하기도 해요."
김 센터장은 증권업계에서 여성으로서 ‘롤모델’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그가 정식 센터장이 됐을 때 업계를 떠난 다수의 여성 선후배들로부터 축하 연락이 왔다.
“또 한 번은 역량이 아주 우수한 여성 지원자를 면접본 일이 있었는데 지원 동기를 묻자 ‘직접 한 번 꼭 뵙고 싶어서’라고 말하더라고요.”
올해 증시에 관한 전망을 부탁했다. 김 센터장은 ‘투자 민첩성’을 말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보유자산의 가치 훼손이 진행될 수 있어요. 높은 금리는 자산에 내재돼 있던 거품을 제거하기 때문에 이를 현금화시켜 가치 훼손을 최대한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죠.”
업종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의 보험성 금리인하 시기에 국내 증시에서 금융, IT,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등이 미국증시에 앞설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김 센터장은 1979년 경북 구미 출생이다. 한국외대 정보통계학과,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석사를 취득했다.
2001년 한셋투자자문에서 자본시장 업계 발을 들인 뒤 2006년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팀으로 옮겼다.
이후 2010년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팀을 거쳐 2011년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팀에 처음 몸담았다.
2013년 미래에셋증권 투자정보지원부, 2015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팀을 거친 뒤 2018년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부서장으로 적을 옮겼다.
2024년 12월31일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이 됐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