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원욱, 위성곤, 양이원영, 윤영덕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저지 대응단 의원들이 4월5일 일본 대사관 방문 뒤 브리핑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이
윤석열정부의 대일 외교 비판을 넘어 행동까지 나선 것은 한일 정상회담 이후 나타난 지지율 상승을 바탕으로 '강한 야당'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한 행동만큼 실질적 성과를 거둘 확률이 낮아 여론의 긍정적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저지 대응단’ 의원들은 5일 일본대사관을 방문해 나미오카 다이스케 주한 일본 대사관 경제공사를 면담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다이스케 공사와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국회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규탄하고 오염수 안전성 확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6차례나 발의했고 4건을 본회의 통과시킨 사실을 말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일본 대사관을 찾은데 이어 6일에는 일본 후쿠시마를 직접 방문한다. 6일부터 8일까지 2박3일 동안 도쿄전력을 찾고 후쿠시마 원전 주변 현장을 시찰한다.
민주당은 후쿠시마 방문 일정을 소화하면서 일본 측에 오염수 관련 정보를 요구하고 무단 방류 반대 여론을 공론화하는 활동도 전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양이원영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후쿠시마) 현장을 방문했을 때 일본이 자료 제공 등에 적극 협조해 상호 신뢰관계를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며 “도교 공사가 일본 정부에 다 보고하겠다는 답을 듣고 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일본 오염수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배경에는
윤석열정부의 대일외교 ‘실패’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 민주당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역전해 격차를 10%포인트까지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7.1%로 국민의힘(37.1%)을 10%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31일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47.3%, 국민의힘 37.4%로 집계됐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독도 문제와 더불어 여론에 가장 민감한 사안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는 만큼 민주당이
윤석열정부를 공격할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실제 이는 정치인 출신인 원 장관이 정부 입장과 별개로 여론을 의식한 발언을 할 정도로 예민한 문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정일영 민주당 의원이 오염수 방출에 관해 묻자 개인 견해임을 전제로 하면서도 “일본은 오염수 방류가 아닌 다른 대안을 추구해야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성 판단에 따르겠다는 정부 입장과 각을 세우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다이스케 일본 공사와 면담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안전성 검증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안전성이 확보되기 전까지 일본 수산물 수입 재개를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민주당의 일본 방문 행보가 '정치쇼'로 비춰져 긍정적 여론을 이끌어내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본을 방문하지만 도쿄전력이나 한일 의원연맹 인사들과의 만남을 확정하지 못했다. 자칫 빈손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현지 의원들을 만나거나 섭외하는 데 약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도쿄전력이 민간 기업이라 이들과 만남도 쉽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이 일본에 호의적인 상황에서 야당 의원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일본이 달라질지 의문”이라며 “민주당의 일본 방문이 우리나라 1번 당과 2번 당은 대책 없이 싸운다는 걸 일본에 알리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바라봤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