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13일 서울 여의도NH금융타워 앞에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를 주관하는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의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석탄을 넘어서> |
[비즈니스포스트] '7%'라는 높은 수익률을 미끼로 기후위험이 높은 회사채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하려는 증권사들을 시민단체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기후솔루션, 녹색연합 등 24개 시민단체의 탈석탄 네트워크 조직 ‘석탄을 넘어서’는 13일 서울 여의도NH금융타워 앞에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석탄을 넘어서'는 15일부터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가 2250억원 규모 삼척블루파워(삼척석탄화력발전소) 회사채를 발행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는 2021년부터 4차례 발행된 적 있었으나 이전 발행된 회사채 7450억원 중 130억원을 제외되고 미매각됐다"며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 기조와 화석연료 자산의 좌초자산 우려에 기관투자자로부터 외면당했다"고 설명했다.
좌초자산이란 기존엔 경제성이 있어 투자가 이뤄졌으나 환경 변화에 따라 가치가 하락하고 부채가 된 자산을 뜻한다.
'석탄을 넘어서'는 "당장 회사채로 공사자금 조달이 필요한 삼척블루파워가 다시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며 "7%란 높은 회사채 수익률이 삼척블루파워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임을 방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탄을 넘어서'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는 모두 4조9천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 가운데 약 1조 원이 조달되지 않은 상태로 공사에 착수했고 건설자금 조달을 위해 2019년부터 8회에 걸쳐 총 945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하지만 (회사채는)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석탄을 넘어서'는 (삼척화력발전소에서) 최대 출력을 가정했을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연간 1282만톤으로 2020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2%, 2030년 감축 목표 배출량의 3%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추산했다.
이들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에 있어 삼척화력발전소가 내뿜을 온실가스는 우리 사회의 기후위기 대응에 중대한 걸림돌”이라며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석탄 투자를 배제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볼 때, 6개 증권사 역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와 판매를 비롯한 석탄금융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업, 정부, 국회에도 요구사항이 전달됐다.
이들은 산업은행과 삼척블루파워의 대표적 투자그룹인 포스코그룹과 두산에너빌리티에는` 삼척블루파워의 건설, 운영에 관한 재무적 타당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또 정부와 국회에는 삼척화력발전소가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밝혀내고 궁극적으로 운영 중단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고동현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미매각 된 채권을 고수익을 미끼로 개인투자자에 판매해 석탄채권과 기후위험을 떠넘기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고 연구원은 “6개 증권사 가운데 대부분이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지만 (이는) 신규 석탄발전에 국한된다”며 “이는 명백한 그린워싱”이라고 말했다.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공동대표인 성원기 강원대 명예교수는 삼척블루파워의 상업 운전에 현실적인 난항이 있음을 지적했다.
성 공동대표는 “항만공사가 공사가 중단돼 일정이 지연된 만큼, (삼척블루파워 또한) 내년 2월 항만공사 완공 이후에나 시험가동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시험가동 일정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사업인가가 취소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투자가 아닌 청산”이라고 비판했다. 박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