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 사장이 이재용 회장의 뉴 삼성 상징으로 떠올랐다. |
[비즈니스포스트]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 사장이 ‘
이재용 시대’를 맞아 삼성전자 브랜드 이미지를 재구축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이 사장은 ‘갤럭시S 신화’를 일궈낸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로 글로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 1등 공신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5일
이영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하며 “이 사장은 고객 중심의 마케팅 혁신 등의 역량 발휘와 함께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사장으로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삼성그룹에서 오너가 출신이 아닌 첫 여성 사장으로 ‘
이재용 시대’의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로도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남성과 내부 출신을 중심으로 경영진을 구성했는데 이 사장을 시작으로 조직문화도 이전과 완전히 달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사장은 본래 로레알과 SC존슨코리아 등 화장품 등 소비재 마케팅 전문가였던 탓에 2007년 삼성전자로 영입 당시에도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 사장을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희 사장은 “휴대전화는 앞으로 기술이 아닌 사람 중심의 마케팅이 될 것이라고 여러 번 설득하며 내가 나답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사장의 가장 큰 공로 가운데 하나는 2010년 스마트폰 ‘갤럭시S’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휴대폰 ‘애니콜’ 이후 스마트폰시대를 준비할 삼성전자만의 브랜드 확보가 절실했다. 특히 이미 애플이라는 선두주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경쟁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고 이는 갤럭시S1에 이어 후속작인 갤럭시S2와 갤럭시S3 등도 글로벌에서 흥행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갤럭시S1의 판매량은 2500만 대였는데 S2는 4천만 대, S3은 6500만 대까지 증가했다.
이 사장이 통상 3년인 승진 연한을 앞당겨 전무 승진 2년 만인 2012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글로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갤럭시의 인지도를 높인 성과를 인정받은 덕분이다.
▲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이 2016년 8월 독일에서 열린 기어S3 출시행사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
이 사장이 글로벌마케팅센터장으로 브랜드 전략을 총괄하면서 삼성전자 브랜드가치 상승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2022년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하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에 이어 5위에 올랐다.
게다가 2022년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발표한 ‘최고의 글로벌 브랜드 2022’에서는 구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가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고객의 성원 덕분”이라며 “전 사업부가 협력하여 진정한 고객 경험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영희 사장에게는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가 남아있다.
우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는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를 뛰어넘는 것이 삼성전자와 이 사장에게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스마트폰은 출시 초기만 하더라도 애플 아이폰 대비 브랜드 경쟁력에서 뒤처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초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이 사장은 마케팅 방식에 대대적인 변화를 줘 판을 뒤엎을 필요가 있다.
이 사장은 DX부문 마케팅을 총괄하는 만큼 가전제품에서도 브랜드 혁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가전사업부는 최근 비스포크 등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탈바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여전히 가전업체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지 못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장은 스마트폰과 가전사업의 목표를 ‘소비자의 생활을 바꾸는 변화’라고 앞세우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이미지를 소비자의 생활과 더 가깝고 친숙한 이미지로 바꿔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