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12월 사장에 오른 이후 올해 3분기까지 첫 경영 성적표에서 호실적을 이끌면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홍 사장은 취임 이후 영업 조직을 효율화하고 미니보험과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새로 출시하며 적극적으로 고객군을 확장하기 위해 공을 기울여 왔는데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지난해 12월 사장에 오른 이후 올해 3분기까지 삼성화재의 호실적을 이끌면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10일 삼성화재 안팎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올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화재는 이날 공시를 통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325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2021년 한 해 동안 순이익 1조930억 원을 냈는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이에 상당히 다가선 모양새다.
삼성화재는 올해 1분기부터 호실적 행진을 지속해오고 있다.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삼성전자 특별배당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5% 증가했다. 2분기 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 증가했다.
이 같은 삼성화재의 호실적 흐름이 4분기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역대 최대 순이익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올해 삼성화재가 순이익 1조193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순이익 1조1440억 원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삼성화재의 호실적은 홍 사장이 취임 뒤 영업조직을 효율화하고 고객군 확장에 힘을 쏟은 노력이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홍 사장은 지난해 12월 사장으로 내정되자 곧바로 지역단을 폐지하고 개인사업단 25개와 법인보험대리점을 담당하는 전략사업단 7개로 조직을 개편했다.
그동안 삼성화재는 영업총괄본부 아래 사업단과 지역단, 지점 순으로 조직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홍 사장은 그 중간조직을 없애는 조치를 단행해 의사결정을 더욱 빠르게 하고 영업조직이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이후 홍 사장은 디지털 플랫폼인 ‘다이렉트 착’을 통해 미니생활보험과 건강관리 서비스를 출시하며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했다.
삼성화재는 6월 건강관리 플랫폼인 ‘애니핏’을 업그레이드한 ‘애니핏플러스’를 내놓으면서 기존 삼성화재 고객들만 이용할 수 있었던 애니핏 서비스를 15세 이상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보험 가입에 관심을 두지 않는 고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지난해 12월 일상생활의 위험을 보장하는 다이렉트 미니생활보험을 선보였고 올해 5월에는 미니자전거보험도 출시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삼성화재의 3분기 누적 원수보험료는 일반보험이 15.4%, 자동차보험이 1.0%, 장기보험이 0.2% 각각 증가하는 성과로 나타났다.
홍 사장의 노력과 더불어 손해율 개선 흐름도 삼성화재 호실적에 한 몫을 했다.
삼성화재는 올해 실손보험 보험료가 9~16%가량 인상되는 등 보험료가 오르기는 했으나 순이익 증가에는 손해율 개선 효과가 더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별 손해율을 살펴보면 일반보험은 지난해 3분기보다 3.2%포인트 개선된 69.3%로 나타났다. 장기보험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포인트 하락한 81.1%, 자동차보험도 지난해 3분기보다 2.5%포인트 개선된 76.5%를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리스크 관리와 실손보험금 과잉 청구 및 지급 심사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제도 강화, 유가 상승 및 코로나19에 따른 사고율 감소 등으로 손해율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문제와 자금시장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부실 문제는 삼성화재의 올해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관련한 내부 검토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인하된 보험료에 구체적 영향을 받을 시기는 내년부터로 볼 수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도 안정성이 확보된 건만 취급하고 있어 회수에 문제가 없다고 삼성화재는 설명했다.
김일평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전략팀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자동차보험료는 이번 주 검토에 착수해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어서 구체적 수준을 얘기하긴 어렵다”며 “사업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창훈 삼성화재 재무기획팀장은 “3조 원 수준의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금융거래는 대부분 보증부나 분양이 완료된 부분이다”며 “현재 시장에서 문제되고 있는 내용과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홍성우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역시 한파, 폭설 등 계절적 요인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가 부담 가중으로 손해율 상승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면서도 “우량 매출 확대와 보상 효율 제고를 통해 손익 재원을 안정적을 확보하고 수익 창출을 위한 운영체계를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보험 전문가다.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임원이 된 뒤에는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경영전략팀 상무를 지내기도 했다. 2011년 삼성생명으로 돌아온 뒤 인사팀장 전무, 특화영업본부장 전무, 전략영업본부장 부사장, FC영업1본부장 부사장으로 일했다.
2020년 12월부터는 삼성화재로 이동해 자동차보험본부장 부사장으로 일했고 2021년 12월 삼성화재 사장에 올랐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