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가 하나금융투자의 실적 증가를 이끌며 하나금융지주 안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함영주 부회장이 다음 회장으로 오른 이후 후계구도가 새로 짜일 것으로 보이는데 이 부회장이 이대로 좋은 성과를 이어간다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
16일 하나금융투자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 부회장체제에서 하나금융투자는 투자금융(IB)과 자산관리(WM) 등 모든 부문에서 외형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순이익 5066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23.3% 증가한 것인 데다 최대 실적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실적 증가세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올해는 특히 순이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투자금융(IB)와 자산관리(WM)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투자금융과 관련해서는 기업공개(IPO)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대어급 상장주관뿐 아니라 신성장 기업 발굴에도 역량을 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공개를 주관하는 것은 고객기업과 깊은 인연을 맺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꾸준히 관계를 이어가며 하나금융투자 미래 성장에도 보탬이 된다.
기업공개를 주관한 뒤 기업이 커나가는 과정에서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 인수합병, 컨설팅 자문 등 다양한 투자금융(IB) 거래에도 참여할 기회가 커진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1월에 헬스케어 전문기업 라온즈와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기업 바이오팜솔루션즈의 기업공개를 맡았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지난해 명신산업이나 크래프톤 같은 신성장기업을 발굴해 성과를 거둔 바 있다”며 “2022년에도 기업공개 분야에서 성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자산관리(WM) 부문에서는 지난해 선보였던 증여랩, 힙합랩과 같은 시장 트렌드를 담은 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고객 기반을 넓힌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6월 국내 증권사 처음으로 증여를 목적으로 하는 투자상품 ‘증여랩’을 출시했는데 3개월 만에 판매액이 1천억 원을 넘는 등 높은 호응을 얻었다.
증여랩은 특히 이 부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개발된 상품이다. 이 부회장의 투자금융 감각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준다.
이 부회장이 올해도 실적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한다면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계구도에서 위상도 점차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금융지주에서 부회장은 다음에 회장 후보에 오를 인물로 여겨지는데 이 부회장은 아직 나이가 젊고 경험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회장 후보로는 거론되지 않고 있다. 이번 회장 최종후보에도 들지 못했다.
이 부회장은 1974년 생으로 아직 젊지만 점차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미래에 하나금융그룹을 책임질 인물로 성장할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은 2020년 3월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올라 해외사업부문을 담당하다가 지난해 3월부터 하나금융투자 대표도 맡고 있다.
5개 국어에 능통하고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해외 전문가’로 통한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중국 지린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고문교수로 일했다. 중국민생투자그룹에서 총괄 부회장 및 투자결정위원회 위원장 등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