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고 신춘호 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다.
신동원 부회장은 건강기능식품, 가정간편식 등을 농심의 새 먹거리로 내세우고 라면의 세계화에 힘쓰는 등 본인의 경영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을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워낸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고두형 기자
곽보현(이하 곽) : 인물중심, 기업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오늘은 신춘호 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 전면에 나서는
신동원 농심 부회장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농심은 2020년 라면 해외매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실적을 거뒀습니다.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을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만큼 사업 다각화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요.
신동원 부회장이 어떤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는지, 해외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갈지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고두형 (이하 고) :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입니다.
곽 : 농심은 올해 신춘호 회장체제에서
신동원 부회장체제로 바뀌었습니다.
신동원 부회장이 본인의 경영색깔을 보여주고 싶을 텐데요. 사업적으로 새로운 시도가 있나요?
◆신동원, 건강기능식품을 농심의 새 먹거리로 키울 수 있을까?
고 :
신동원 부회장은 건강기능식품시장을 새 먹거리로 꼽고 있습니다.
농심은 2020년 3월 콜라겐 제품 ‘라이필 더마 콜라겐’을 선보인 뒤 2021년 4월 콜라겐과 프로바이오틱스가 함께 담긴 제품을 출시하며 상품군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곽 : 농심이 건강기능식품시장에 도전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 않나요?
몇 년 전에도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두드렸던 거로 아는데요.
고 : 네 그렇습니다. 농심은 2015년 1월 ‘검은콩 펩타이드’라는 제품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2020년 사내벤처를 통해 라이필 브랜드를 선보이고 건강기능식품시장에 다시 뛰어들었습니다.
곽 : 건강기능식품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하니 사업 다각화를 위해 신사업에서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신동원 부회장이 관심을 보일 만하군요.
고 : 네.
신동원 부회장은 2021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주력 신사업으로 건강기능식품을 꼽으면서 “지난해 콜라겐 제품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라이필 더마 콜라겐은 2020년 3월 출시 뒤 누적 매출 250억 원을 넘었습니다.
곽 : 그런데 이미 먹는 콜라겐 제품들이 여럿 있지 않나요? 뉴트리의 에버콜라겐, 아모레퍼시픽의 슈퍼콜라겐 등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데 농심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있을까요?
고 : 농심은 국내 콜라겐 건강기능식품 가운데 가장 작은 분자량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라이필 더마 콜라겐 분자량은 173달톤으로 뉴트리나 아모레퍼시픽 제품보다 분자량이 작습니다.
분자량이 작을수록 체내 흡수율이 높기 때문에 농심이 먹는 콜라겐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곽 : 그렇군요.
신동원 부회장이 건강기능식품 말고 관심을 보이는 사업은 없나요?
건강기능식품만으로 사업 다각화를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고 : 네. 그래서
신동원 부회장은 대체육을 통해 가정간편식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2021년 1월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선보였습니다.
신동원 부회장은 2021년 3월 주주총회에서 “2020년 대체육 제품을 출시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제대로 못 했다”며 “올해 제대로 출시할 계획이다”고 말했습니다.
곽 : 농심은 가정간편식에 이미 뛰어들지 않았나요?
2017년 쿳탐 브랜드를 통해 전골, 국밥 등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최근 부대찌개면 등 면요리 간편식도 출시했는데 농심이 가정간편식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나요?
고 : 농심은 아직 가정간편식시장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심이 가정간편식 매출을 따로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업계에서는 한 해 매출 약 50억 원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경쟁사들의 벽을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체육과 간편식을 결합해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곽 : 생수사업은 어떤가요? 2012년 제주삼다수 유통권을 놓친 뒤 백산수를 내놓으면서 생수시장에 힘을 실었잖아요.
신동원 부회장이 생수사업을 위한 수원지를 찾으려 지리산, 울릉도뿐 아니라 해외 여러 곳을 다닌 것도 유명하고요.
고 : 생수사업도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2020년 생수시장 점유율은 제주삼다수(41.1%), 아이시스(13.7%), 백산수(8.3%) 순입니다.
생수 생산법인인 연변농심광천유한공사는 2020년 매출 548억 원, 순이익 60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매출은 7% 줄었지만 순이익은 58억 원가량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더 성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곽 : 네. 그렇군요. 신사업과 관련된 이야기는 여기까지로 하고 라면 관련 이야기를 해보죠. 뭐니 해도 농심은 라면을 통해 성장한 회사이니까요.
◆신동원, 라면 해외에서 승승장구 이끌까?
고 :
신동원 부회장은 신춘호 회장이 꿈꿔온 ‘한국 라면의 세계화’를 완성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습니다.
신춘호 회장은 1971년 미국에 소고기 라면을 출시하면서 해외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했는데 농심은 2020년 미국에서만 매출 3억3500만 달러를 냈습니다.
미국 라면시장에서 점유율 22%로 3위에 올랐습니다. 1위와 2위는 일본 도요스이산( Toyo Suisan)과 닛신(Nissin)이구요.
곽 : 코로나19,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 라면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농심 수혜를 보고 있는 것이군요.
그럼
신동원 부회장은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고 : 미국에 제2공장을 세우고 있는데 2021년 말부터 라면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농심은 미국 제2공장을 세우는데 2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기존 공장의 약 3배 규모로 제품생산이 시작되면 미국시장을 공략하는데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동원 부회장은 미국 제2공장을 거점으로 남미지역을 공략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곽 : 미국 공장은 신춘호 회장이 마지막까지 신경을 썼던 곳이죠?
고 : 네, 신춘호 회장은 2020년 12월 마지막 업무지시에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미국 제2공장과 중국 칭다오 신공장 설립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곽 : 신춘호 회장의 유훈을 실천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어 미국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겠네요.
신동원 부회장이 라면 세계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이 또 있나요?
고 : 네,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 농심의 강점이라고 여겨집니다.
농심은 2020년 연구개발비로 273억 원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이는 매출의 1% 수준입니다. 경쟁사인 오뚜기(0.45%), 삼양식품(0.34%)와 비교해 연구개발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식품업계로 넓혀보더라도 매출이 1%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업은 CJ제일제당, 풀무원, 샘표식품 등 몇 곳에 불과합니다..
곽 : 원래 농심은 신춘호 회장 때부터 연구개발에 적극적이었지요. 1965년 라면을 생산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라면연구소를 세우기도 했고요.
신동원 부회장도 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던데요?
고 : 네, 건면, 짜왕 등이
신동원 부회장의 작품입니다.
신동원 부회장은 짜파게티라는 주력제품이 있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짜장라면인 ‘짜왕’을 선보였는데 특히 짜왕의 차별화 요소인 ‘굵은 면발’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곽 : 네. 잘 알겠습니다.
농심이 연구개발과 생산공장 투자를 통해 해외에서 성과를 이어간다면 다시 한번 최대실적을 낼 수도 있겠군요.
또
신동원 부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농심을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울지도 지켜봐야겠네요.
다음 시간에는 농심의 해묵은 숙제인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신동원 부회장과 동생인 신동윤, 신동익 부회장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CEO톡톡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여러분 끝까지 시청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