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호남동행 국회의원 발대식'에서 취지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정경제3법을 놓고 정면돌파로 가닥을 잡을까?
김 위원장은 중도층으로 당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경제민주화를 당의 핵심정책 가운데 하나로 삼으려 하는데 공정경제3법 처리 방향을 놓고 김 위원장에 반대하는 기류가 당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당분간 보수 중진들과 힘겨루기가 불가피해 보이는 데 공정경제3법이 김 위원장과 경제철학과 맞닿아 있는 만큼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23일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계 인사들과 만나 공정경제3법과 관련해 “입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수렴될 것”이라며 “결론은 매우 상식적 수준에서 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손 회장 등은 이날 김 위원장에게 코로나19 위기를 넘기고 경제가 정상화된 뒤 신중하게 공정경제3법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사실상 공정경제3법의 추진에 찬성한다는 기존 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이 민주당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공정경제3법에 찬성하는 태도를 이어가자 당 안팎에서 반발 기류가 만들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당을 상징하는 색깔을 결정하는 데도 20일 발표 예정이었다가 몇 차례 연기돼 23일에서야 확정된 것을 놓고 김 위원장을 향한 당내 불만이 영향을 준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당 밖의 보수진영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김 위원장을 겨냥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한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대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공정경제3법과 관련해 “시장자유주의를 완전히 없애고 국가권력은 더 강화시킬 법안”이라며 “김 위원장의 철학일 뿐이지 당의 철학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정경제3법에 ‘비판적 지지’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민의힘을 혁신하는 과정에서 반발은 어느 정도 예상한 것이고 이런 저항을 넘어서 당의 정체성을 바꾸지 못하면 김 위원장으로서는 국민의힘을 바꿀 동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중도층을 끌어안지 못한다면 내년 재보궐선거와 다음 대통령선거까지 승리는커녕 당의 존립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김 위원장은 21일 의원총회에서 “여러 의원들이 ‘비대위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생각을 품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최소한 내년 재보궐선거 때까지라도 일치단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의 존립을 경고한 4월 총선 패배를 잊지말라”며 “아직 30~40대 여론이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경제정책과 관련된 부분은 김 위원장의 소신과 결합된 문제이기도 한 만큼 당내 반발에 물러설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김 위원장은 21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2011년 한나라당에 참여했던 것은 자리를 본 것이 아니고 내 평생의 숙원인 경제민주화를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할 것이니 오라고 해서 그것을 보고 온 것”며 “공정경제3법은 국민의힘 정강정책에 담긴 경제민주화와 모순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