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KB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가 허 행장을 다음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선정하면서 자연스럽게 KB금융그룹 계열사의 올해 대표이사 교체폭이 그리 크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당초 허 행장의 임기는 11월20일까지였는데 한 달여 뒤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등의 임기가 끝난다. 이 가운데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해 4년째 KB손해보험을 이끌고 있는 양종희 사장을 제외하면 모두 2년 전에 취임했다.
KB금융그룹에서 계열사 대표의 임기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처음 2년의 임기를 마친 뒤 1년의 연임을 보장해왔다.
허 행장이 2년의 임기를 채운 뒤 1년의 임기가 추가됐듯 이들 역시 1년의 임기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허 행장이 물러나면 비어있는 KB국민은행장 자리를 채우면서 계열사 대표들이 연쇄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허 행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다른 대표이사들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이 내년 임기 3년차를 맞는 만큼 기존 대표들과 한 차례 더 호흡을 맞추며 조직안정을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회장은 2014년 취임해 한 번 연임에 성공했고 내년 11월 임기가 끝난다.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 등 보험업계와 카드업계를 둘러싼 영업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기조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양종희 사장과 이동철 사장은 모두 악화된 영업환경 속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다만 양 사장은 이미 두 차례 연임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번에 양 사장과 이 사장, 허 사장 등의 연임이 확정되면 허 행장과 이들의 임기가 동시에 끝나는 내년 KB국민은행장을 놓고 역대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KB증권에서도 박정림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가 끝난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도 내년 11월에 끝난다. 윤 회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내년 KB금융지주 회장과 KB국민은행장 자리를 놓고 이른바 ‘포스트 윤종규’로 꼽히는 인물들 사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