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성남시장이 추진하는 성남도시철도 1호선의 사업 타당성을 가늠하는 비용편익 비율값이 낮게 나타나 국비 지원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은 시장은 지자체만의 예산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재정부담이 크기 때문에 성남1호선 건설 사업의 비용편익 값을 끌어올리기에 힘쓰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은수미, 성남도시철도 타당성 낮게 나와 성남시 재정부담 커져

▲ 은수미 성남시장.

 
21일 성남시에 따르면 성남1호선 건설을 두고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았지만 비용편익비율이 낮아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재원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용편익비율은 사업의 편익을 들어간 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공공사업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쓰인다.  

국토교통부는 15일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고시했다. 

동탄도시철도, 수원1호선, 성남1호선, 성남2호선, 8호선 판교연장, 용인선 광교연장, 오이도연결선, 송내~부천선, 스마트허브노선 등 9개 노선이 트램(노면전차)과 전철 등 다양한 형태로 건설된다.

각 지자체는 2025년 마무리를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사업계획 등 단계를 거쳐 사업을 추진한다.

은 시장은 성남1호선의 사업 타당성이 낮아 고민이 깊다.

경기도가 진행한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편익비율이 국토교통부 사업 승인기준인 0.7로 나타나 사업 추진은 가능하지만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1.0을 넘기지 못하면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편익비율이 1.0 이상으로 나오면 사업비의 60%를 지원받을 수 있다.

택지 개발을 통해 주민들로부터 사업비를 일부 끌어오는 동탄도시철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도시철도사업은 새롭게 예산을 마련해야하기 때문에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면 사업비 대부분을 성남시가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성남1호선은 판교역에서 성남산업단지까지 10.38km 구간에 사업비 2382억 원을 들여 트램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경기도가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은 사업비의 5%가량이다.

은 시장은 노선과 정류장 개수 조정 등을 통해 비용편익 값을 끌어올리는 데 힘쓰고 있지만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가 이미 노선과 정류장 개수 등을 고려해 경기도 전체 차원의 사전 타당성 조사를 완료한 점도 있고 정류장의 미세한 조정으로 비용편익 값이 크게 변동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성남1호선의 비용편익비율이 낮지만 사업 취소는 없다”며 “사업 타당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 시장은 성남2호선의 예비 타당성 조사 통과와 제2판교테크노밸리 및 제3판교테크노밸리 조성 등 주변 여건이 개선되면 성남1호선의 비용편익비율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통편이 확충되고 기업이 들어서면 주변 인구가 늘고 경제가 활성화해 성남1호선의 잠재적 이용자가 확대돼 비용편익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판교차량기지에서 출발해 정자역과 판교지구로 갈라지는 노선인 성남2호선은 현재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심사를 받고 있다.

제2판교테크노밸리는 12월 준공되고 제3판교테크노벨리는 2018년 8월 국토교통부의 지구 지정 승인을 받은 뒤 올해 안에 토지보상금이 풀리고 사업에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성남시 관계자는 “성남2호선과 판교테크노밸리 사업 등을 통해 성남1호선 비용편익비율이 올라갈 것”이라며 “민간자본을 끌여들여 재정을 충당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