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해외 주식분야에서 신규 고객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증권사, 해외주식에 눈 돌리는 투자자 잡기 위해 '분주'

▲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중국, 미국 등 해외주식 분야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중국, 미국 등 해외 주식분야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8일부터 차세대 전산 시스템을 가동해 해외 주식을 간편하게 사고 팔 수 있도록 하는 통합 증거금제도를 도입한다.

통합 증거금은 국내 및 해외주식을 매매할 때 증거금을 통합·관리해 예수금 또는 주문 가능 금액으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해외 주식을 사고 팔 때 환전 과정이 필요해 2~3일 동안 매도하지 못 했는데 이 제도를 통하면 시차 없이 곧바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해외 주식의 거래 수수료를 낮춰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연말까지 해외 증권계좌를 신규 개설한 고객을 상대로 1년 동안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으며 신한금융투자도 11월30일까지 해외 주식 서비스를 신규 신청한 고객들에게 80% 환율 우대를 해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말까지 해외 주식 첫 거래 고객을 상대로 최대 20만 원까지 환율을 우대하며 교보증권은 10월 말까지 미국 주식 수수료를 기존 0.3%에서 0.15%로 낮춰주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좀처럼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해외 주식으로 눈길을 돌리는 개인 투자자들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은 위탁매매부문 수수료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고 있는데 증권시장이 호조를 보이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늘어 증권사들의 실적에 보탬이 된다.

그러나 3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위탁매매부문 실적은 국내 증시 전망이 어두운 탓에 신통치 않은 것으로 추산됐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국내 5곳 증권사(삼성, 미래에셋대우, NH투자, 한국투자, 키움)의 합산 위탁매매부문 순이익은 5622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17.6% 줄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관련 이자 수지는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위탁매매 관련 수수료 수익이 28.7% 감소했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증권사들이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도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려는 배경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은 일제히 수수료를 낮추거나 수수료를 아예 없애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당장 ‘수수료 장사’를 포기하더라도 더욱 많은 고객을 확보해 향후 자산관리 서비스 등으로 수익을 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 수수료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주식 수수료와 비교하면 대부분 높은 수수료를 매기고 있는 만큼 해외 주식에서 수수료 수익을 얻기가 상대적으로 쉬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어두운 국내 주식시장 상황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마침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해외 주식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좋은 대체 수익원으로 삼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