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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현 OCI 사장 |
OCI그룹의 경영권 승계자인 이우현 사장이 OCI를 맡은 2년. 그동안 OCI 경영실적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 사장이 부임한 첫 해 OCI는 영업이익 적자전환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이 사장은 지난해 OCI를 흑자로 돌려세웠다.
이 사장은 올해 OCI의 흑자를 자신하고 있다. 이를 통해 OCI그룹의 경영권 승계자로서 입지를 다지려고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 이우현의 OCI 태양광사업에 대한 자신감
이우현사장이 OCI를 맡은 2013년 OCI는 최악의 경영성과를 기록했다.
매출은 2조9555억 원을 기록해 최근 몇 년 이내 처음으로 매출이 2조 원대로 추락했다. 1062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면서 처음으로 적자전환했다.
OCI는 2011년만 해도 매출 4조2758억 원, 영업이익 1조1179억 원의 탄탄한 경영성과를 자랑했다. 이를 감안하면 2013년의 경영실적은 날개없는 추락이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지난해 보란 듯이 OCI를 다시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은 3조1396억 원으로 3조 원대의 매출을 회복했고 만족스럽지 않지만 445억 원의 영업이익도 냈다.
특히 지난해 실적이 고무적인 것은 OCI의 주력사업인 태양광소재 폴리실리콘 덕분에 전체 실적이 좋아졌다는 점 때문이다.
이 사장은 올해 OCI 경영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사장은 최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태양광사업은 저유가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태양광 발전 수요가 44기가(GW)였고 올해 53기가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유는 세계 전력생산의 4%, 주요 태양광 발전 국가에서 1.5%를 차지하고 있다"며 "태양광은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원이지만 석유는 수송수단의 에너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유가의 하락이 태양광 발전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 사장은 또 OCI가 태양광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투자하고 있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ESS는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저장해 필요할 때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저장시스템이다.
OCI는 이를 통해 '태양광+ESS' 융합제품을 선보이려고 한다. 이 사장의 이런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OCI는 태양광과 ESS 완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가 된다.
그러나 이 사장의 이런 자심감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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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현 OCI 사장 |
일부 전문가들은 태양광시장이 유럽 중심에서 미국이나 일본으로 확대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어 이 사장의 예상대로 수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교보증권은 OCI의 경우 군산 폴리실리콘 3공장의 증설 을 마치면 세계 폴리실리콘 수요량의 17%를 점유하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돼 실적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유가약세로 태양광 업황 개선에 시간이 걸리고, 폴리실리콘 가격도 공급과잉으로 약세로 돌아서 OCI가 경영실적을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OCI 계열사들은 경영상황이 악화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져 있다. 넥솔론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오대양태양광발전소는 부채비율이 4만%를 넘어섰고 OCI서울태양광발전과 행복도시태양광발전소도 300~400%의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OCI의 경영실적이 중요해졌다.
◆ 이우현이 이끌어온 OCI 2년의 성과와 한계
이우현 사장은 2013년 3월부터 OCI를 맡았다. 때마침 태양광과 석유화학 업황이 좋지 않을 때였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은 사업구조 조정을 통해 업황부진에서 탈출을 하려고 애를 써 왔다.
이 사장은 태양광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는 “OCI는 남이 하는 사업은 하지 않는다”면서 “그래야 길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발전사업을 강화해 OCI가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태양광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OCI는 미국 전력공급회사인 CPS와 알라모 프로젝트를 체결했다. 알라모 프로젝트는 2013년부터 400MW급 태양광발전소를 2016년까지 완공하는 사업이다.
이 사장은 OCI의 태양광사업 수직계열화도 완성했다.
OCI는 미국에서 메탈실리콘(OCI스페셜티)-폴리실리콘(OCI)-셸•모듈(MSE)-태양광발전(OCI솔라파워)을 모두 사업화하고 있다. 이같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생산원가를 낮추면서 프로젝트 수주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고 그만큼 이익률도 높을 수 있게 됐다.
OCI 관계자는 “이 사장이 취임한 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해외진출을 도모하고 경영실적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장이 OCI를 경영하는 동안 투자를 늘리면서 회사의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OCI는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상반기 말 부채비율이 127%를 기록했다. 2011년 94%에서 높아졌다. 더욱이 OCI의 현금창출력은 많이 떨어져 있다.
이 사장도 이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이 사장은 우선 알짜 자회사인 OCI-SNF 지분을 957억 원에 매각했다. 지난해 태양광 발전소인 알라모 2~4 발전소도 팔았다. 올해 한국 태양광 발전소도 매각하기로 했다. 폴리실리콘 4․5 공장에 대한 투자는 일단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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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영 OCI 회장 |
◆ 이우현은 어떻게 경영수업을 받아왔나
OCI그룹의 주력사업은 화학과 에너지다. OCI그룹은 지주회사격인 OCI를 중심으로 삼광글라스, 이테크건설, OCI머티리얼즈 등 주요 계열사들이 출자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OCI는 이수영 회장이 10.92%, 이복영 회장 5.49%, 이화영 회장 5.43% 등 대주주 일가족이 24.9%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OCI그룹 창업주인 이회림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이우현 사장은 이수영 회장의 큰 아들이다. 이 사장은 일찍부터 OCI그룹의 후계자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이 사장은 1992년 서강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인터내셔널 로우 머티리얼에서 2년 동안 세일즈 매니저로 활동했다. 그뒤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과정(MBA)을 밟았다.
이 사장은 MBA를 마친 뒤 홍콩CSFB, BT울펜숀, 체이스 맨해튼 뱅크, 서울Z파트너스 매니징 디렉터 등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근무했다.
이 사장은 37세에 OCI에 입사했다. 2007년 6월 OCI 사업총괄 부사장(CMO)로 승진한 데 이어 2013년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 사장은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쌓은 경험 덕분에 투자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기업설명회에 신경을 쓴다. 그는 기업설명회 때마다 직접 등장해 회사에 현안에 대해 어떤 질문을 받아도 성심성의껏 대답한다. 이 사장은 기자나 투자자의 질문을 받으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이 끝까지 설명을 하고 입장을 밝힌다.
그는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OCI가 석탄화학업체 중심의 사업을 하다가 태양광 폴리실리콘업체로 탈바꿈하는 데에 이 사장의 역할이 컸다.
OCI그룹은 자산규모 12조 원으로 재계순위 22위다. OCI그룹 계열사 가운데 매출 기준으로 국내 500대 기업에 드는 곳은 OCI와 OCI상사 두 곳뿐이다.
이 사장이 맡고 있는 OCI는 세계 3대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이자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NF3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OCI가 OCI그룹에서 차지하는 영향력도 절대적이다. OCI 매출은 OCI그룹 전체 매출의 38%를 차지한다.
이 사장은 그동안 태양광사업에 OCI의 미래를 걸고 꾸준히 태양광사업을 추진해 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