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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양대 유통회사를 이끌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롯데그룹은 올해 유통부문에만 3조4천억 원을, 신세계그룹도 올해 3조35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두 수장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앞선 투자로 성장동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두 수장이 대규모 투자를 하는 까닭은 그동안 그룹의 탄탄한 현금창출원이던 백화점사업이 지난해 위축되면서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8조5580억 원으로 전년보다 0.7% 줄며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매출이 1조5020억 원으로 2.7%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은 2003년 카드대란 이후 11년 만에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 신동빈, 롯데그룹 옴니채널 확대 주력
신 회장은 지난 15일 올해 7조5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투자고용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32% 늘어난 수치다. 2010년 7조 원보다 5천억 원이나 많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환경이 좋지 않아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면 안 된다”며 “트렌드 변화에 철저하게 대비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유통부문에만 3조4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복합쇼핑몰과 마트 등 신규점 개장뿐 아니라 유통부문 새로운 성장동력인 ‘옴니채널’ 구축에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백화점 실적부진을 대체할 만한 방법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의 경계를 허무는 옴니채널을 선택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의 역성장이 내수 침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며 “해외직구와 온라인 등으로 소비패턴이 변하고 있어 백화점은 옴니채널 활용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의 안전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제2롯데월드는 개장 이후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제2롯데월드는 지난달 말 100일을 앞두고 70% 할인행사를 열었지만 고객들의 발길은 갈수록 뜸해지고 있다. 제2롯데월드 하루 평균 방문객은 지난해 10월 10만여 명에서 지난달 5만3천 명으로 절반으로 줄어든 상태다.
제2롯데월드의 지난달 하루 평균 주차장 이용차량은 428대로 전체 주차공간(2756대)의 15% 수준에 머문다. 제2롯데월드에 입점한 965개 매장들도 매출부진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 정용진, 복합쇼핑몰에 온힘 쏟아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달 19일 올해 3조35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조2400억 원보다 50%나 늘어난 수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사상 최대투자를 계속해 내수활성화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 투자자금을 올해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여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경기 하남, 고양 삼송, 인천 청라에 복합쇼핑몰을 짓고 있다. 또 동대구 복합 환승센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증축, 부산 센텀시티 추가개발, 신세계백화점 김해점 신축에도 투자한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도 올해 상반기 8천 평 규모에서 두 배 크기로 확대개장한다.
정 부회장이 교외형 복합쇼핑몰에 공을 들인 까닭은 백화점이 그동안 해온 현금창출원 역할을 복합쇼핑몰에서 찾기 위해서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신세계그룹의 지난 1월 매출이 예상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1~2월 누계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영업이익 증가 기대감이 약해지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그룹은 또 복합쇼핑몰의 주요 거점지역을 이미 롯데그룹에 상당수 빼앗긴 상황이라 교외형 복합쇼핑몰 확장에 더욱 힘을 쏟으려고 한다. 복합쇼핑몰은 쇼핑과 외식과 문화생활을 함께 할 수 있는 장점 덕분에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어 유통업계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