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실적부진에 빠진 SK이노베이션에 긴장의 끈을 당기고 있다.
임금유연화제도를 폐지해 임금삭감을 하지 않는 등 코가 빠진 직원의 기를 살리면서도 야근을 부활하고 성과급을 주지 않기로 하는 등 고삐를 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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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
1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임금유연화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임금유연화제도는 연봉의 10%를 미리 적립해 두고 세전이익이 3천억 원이 웃돌면 적립금에 이자를 붙여 돌려주고 3천억 원 미만이면 적립금만 받는 제도다. 그러나 적자를 기록하면 적립금은 돌려받을 수 없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SK그룹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세전이익이 486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해 적립금을 돌려받지 못할 형편에 처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임원회의를 통해 이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제도를 유지할 경우 연봉이 삭감되는 것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꺾일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단 임원들은 적립금을 돌려받지 않기로 했다. 임원들은 연봉의 15%를 적립금으로 쌓아둔다.
정 사장은 이런 조치를 취하는 대신 SK이노베이션에 더욱 긴장감을 넣고 있다.
SK이노베이션에서 2013년부터 실시된 야근폐지 운동은 사실상 폐지됐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야근자가 늘어났고 석식도 부활했으며 퇴근 안내방송도 사라졌다.
SK 관계자는 “회사가 위기에 처해 어쩔 수 없이 야근이 늘고 있다”며 “힘들게 일하는 직원들에게 저녁식사라도 줘야한다는 건의가 있어 회사가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구자영 전 부회장이 수장일 당시 ‘초과근무 제로화 프로젝트’를 강력하게 실시해 왔다. 당시 오후 6시만 되면 퇴근시간을 알리는 안내방송을 했고 조명과 냉난방도 7시에 껐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임금을 동결할 경우 지급하던 200%의 성과급도 올해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