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매도사고 등 증권과 관련된 사고를 막기 위한 ‘증권사 사고 방지 모범규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권 회장은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8월 말이나 9월 초에 증권사 사고 방지 모범규준을 발표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는 “증권에 관련된 사고는 협회, 회원사, 금융위 각각의 문제가 아닌 만큼 서로 공조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증권사 사고 방지 모범규준을 거의 완성했다”며 “완성한 뒤 구체적 설명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범규준 이후 대책과 관련해 “무엇을 해도 사후약방문이 되는 만큼 모범규준 제정에서 끝나지 않고 (증권 관련 사고를) 어떻게 사전예방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성장기업에 혁신자본을 공급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담조직 ‘이노베이션팀코리아’를 구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노베이션팀코리아의 역할을 놓고 “성장성 있는 기업에 자본을 투자해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기업을 말하는 ‘유니콘기업’으로 키우는 방식”이라며 “개인적으로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바라봤다.
그는 “혁신자본이 필요한 기업을 위해 자본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을 차근히 진행하려고 한다”며 “산업기술진흥원과 엔젤투자협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실현 가능성이 있는 사안 중심으로 (혁신자본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금융투자사의 글로벌화와 일자리 창출을 돕기 위해 ‘아시아펀드패스포트(ARFP)’ 도입에 적극 대응할 뜻을 보였다.
아시아펀드패스포트는 2011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최(APEC) 회의에서 제시된 제도다. 회원국이 패스포트펀드로 등록된 펀드에 한정해 등록과 판매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이다.
권 회장은 “펀드패스포트를 도입하면서 유럽연합(EU)의 펀드를 처리하는 업무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룩셈부르크의 사례를 살펴보고 있다”며 “펀드 관리업무로 수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 점을 감안해 한국에도 비슷한 인프라를 쌓을 수 있는지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기금형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는 방안을 국회에 계속 건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노동자가 은행이나 보험사, 증권사 등이 아닌 전문위탁기관과 계약하는 제도를 말한다. 디폴트 옵션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 기간 별다른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사업자가 퇴직연금자산을 알아서 운용하는 방식을 뜻한다.
권 회장은 “퇴직연금 수익률 5~6%를 유지하는 펀드가 나와야 가입자의 노후도 보장된다”며 “그러려면 투자원칙 보고서(IPS)에 더해 디폴트 옵션도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거래소와 경쟁할 대체 거래소를 설립하는 여부를 놓고는 “증권사들과 검토하고 있지만 논의 초기 단계라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