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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의 다음 인수합병 대상은 반도체기업인가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5-08 13: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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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전장부품 등 신사업 성장에 속도를 내기 위해 조명업체 ZKW를 사들인 데 이어 추가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반도체분야의 기술은 LG전자 등 계열사의 사물인터넷과 전장부품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LG그룹의 다음 인수합병 대상이 반도체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다.
 
LG그룹의 다음 인수합병 대상은 반도체기업인가
▲ 구본준 LG 부회장.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LG그룹이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으로 새 성장동력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내고 있다"며 "추가 인수합병으로 시너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는 지난해 자회사 LG실트론을 SK그룹에 팔고, 최근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업체 ZKW를 약 1조 원에 인수하기로 하며 전장부품 사업에 더 힘을 싣고 있다.

LG그룹이 기존 주력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던 보수적 기조에서 벗어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인수합병 대상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 연구원은 "LG전자와 LG화학 등 계열사의 자동차 관련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LG그룹이 성장의 첫 발을 내딛었다"며 "인수합병이 향후 성장의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용선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도 "LG그룹은 6조5천억 원에 이르는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을 인수합병에 들일 계획을 시사해 왔다"며 "새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활동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증권사와 업계의 눈길은 이미 LG그룹이 어느 사업분야에서 다음 인수합병 대상을 찾아낼 지에 쏠리고 있다.

LG그룹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사업은 두 갈래다. LG유플러스를 주축으로 하는 사물인터넷 관련 사업과 LG전자와 LG이노텍, LG화학 등을 중심으로 하는 자동차 부품사업이다.

사물인터넷과 전장부품은 LG그룹의 전자통신분야 기술을 활용하면서 계열사들 사이의 협력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LG그룹은 삼성과 SK그룹 등 같은 사업분야에 뛰어든 경쟁자와 달리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약점으로 평가받는다. 두 사업분야 모두 최적화된 반도체를 적용해 성능을 차별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LG그룹이 반도체 관련 기업을 인수해 신사업분야에서 자체 기술역량을 갖추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그룹은 과거 정부가 주도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LG반도체를 현대그룹에 매각하며 반도체사업에서 손을 뗐다. 하지만 반도체 사업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이를 재건하려 꾸준히 노력해왔다.

LG전자가 CTO(최고기술책임)부문을 통해 지속적으로 반도체 기술을 개발해 오고 LG반도체에서 분사해 설립된 실리콘웍스를 LG가 2014년 인수해 다시 끌어안은 점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실리콘웍스는 이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에 전력칩과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을 설계해 공급하며 성장해 왔는데 LG그룹 신사업에서도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영산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리콘웍스는 LG전자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용 구동칩,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의 전력관리칩 등을 공급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LG그룹이 핵심 반도체 기술을 내재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물인터넷 기기와 자동차 전장부품에는 모두 제품과 최적화한 형태의 시스템반도체 탑재가 필수적이다. LG그룹 계열사들이 외부에서 반도체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이를 개발해 적용할 능력을 갖춘다면 경쟁력 확보와 원가 절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LG그룹의 다음 인수합병 대상은 반도체기업인가
▲ 실리콘웍스의 반도체 활용분야 안내.

최 연구원은 LG그룹이 실리콘웍스의 성장에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자연스럽게 반도체 생산업체나 공장을 사들이는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LG그룹이 반도체 설계기업을 추가로 인수해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자체 기술을 확보하려 할 가능성은 오래 전부터 점쳐져왔다.

실리콘웍스의 사업분야가 아직 제한적이고 반도체 생산능력도 갖추고 있지 않아 단기간에 신사업분야에서 역량을 확보하려면 그룹 차원의 적극적 노력이 필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최근 문을 연 대규모 연구개발단지 'LG사이언스파크'에 퀄컴의 연구소를 마련하는 등 반도체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사업 재건을 위한 노력이 이른 시일에 가시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업계에서 나온다.

최 연구원은 "실리콘웍스가 LG그룹 반도체사업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면서 인수합병 추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신사업분야에서 강력한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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