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전량을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에 매각했다.
26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지난 23일 장이 끝난 뒤 보유하고 있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9만5876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로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에 팔았다.
거래금액은 400억 원 가량이다.
![]() |
||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을 내년 초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증권은 다음달 26일 본입찰을 실시한다.
나티시스은행은 현대그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금융기관이다.
현대그룹이 과거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했던 당시에도 인수자금 지원을 약속한 곳이다.
현대그룹이 2006년 현대중공업과 경영권 분쟁 당시 우호지분을 늘리기 위해 금융사들과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에도 나티시스은행은 현대그룹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백기사 역할을 했다.
이번 매각과 관련해 현대증권 관계자는 “재무적 측면에서 자금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지분을 매각했을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적대적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2대주주 쉰들러와 분쟁을 겪고 있다"며 "현대증권의 새 주인이 쉰들러에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넘길 경우 현대그룹 입장에서 상황이 난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기타 계열사로 연결되는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이번에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우호세력에게 팔아 현정은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사들여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