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항공에 처남의 취업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다시 불거져 나왔다.

문 의원 처남 김승수씨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사재판 1심에서 문 의원이 취업청탁을 했다는 점이 인정됐지만 검찰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문 의원을 기소하지 않고 있다”며 “문 의원이 최소한 내 취업사실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문희상이 조양호에게 처남 취업 청탁했다는 의혹 다시 불거져

▲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씨는 “문 의원이 빚을 탕감하기 위해 대기업 돈을 갈취했다”며 “문 의원이 무죄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 그런 분이 국회의장이 되면 안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김씨는 매형인 문 의원이 김씨의 취업을 대한항공에 부탁했던 것이 사실이라는 증거로 한진그룹 관계사인 미국의 브리지웨어하우스 대표가 김씨에게 보낸 편지를 내놓았다.

이 편지에는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배려로 김승수씨를 저의 회사 컨설턴트로 예우하기로 했다”며 “4월부터 달마다 6천 달러를 지급할테니 별첨의 서식에 서명한 뒤 보내주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씨는 편지를 검찰 수사과정에서 증거로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당시 검찰에서 수사에 들어갔기 때문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당연히 문 의원이 처벌될 줄 알았지만 검찰이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문 의원 부인인 김양수씨는 내가 소유하고 있던 건물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가 제때 갚지 못했고 나는 2001년 건물 소유권을 잃었다”며 “이에 김양수씨에게 문 의원에 말해서 대한항공에 납품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김승수씨는 “그 뒤 문 의원이 조양호 회장에 부탁해 놨다는 소식을 김양수씨로부터 들었다”며 “김양수씨가 대한항공 간부들과 자리를 만들어줬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이후 김승수씨에 일감을 주기 어렵다며 납품 대신 취업을 제안했고, 김승수씨는 2004년 브리지웨어하우스에 취업한 뒤 2012년까지 74만7천 달러(약 8억 원)을 급여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승수씨는 “내가 그 회사에서 일을 했다는 주장도 거짓말”이라며 “컨설턴트가 뭐하는 직업인지도 모르고 그 회사 근처에 가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 회장이 이번 일을 직접 지시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들고 있으며 그 증거를 앞으로 추가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의원의 처남 취업청탁 의혹은 2015년 문 의원 부부와 처남 김승수씨가 건물 담보대출을 놓고 소송전을 벌이면서 처음 불거져 나왔다.

검찰은 2016년 7월 문 의원이 취업청탁에 개입해 돈을 받은 정황이 없다고 보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