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5G 상용화 위해 시간과 싸우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신년회에 참석해 신년사를 하며 ‘5G 시대를 선도하자’는 새해 목표를 밝히고 있다.

“4G까지는 기존 유선서비스가 무선화되는 과정이었다. 5G는 아예 오프라인 세상 자체가 무선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가 앞으로 세상을 바꿔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이 진행하고 있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신사업에도 5G 통신망은 필수다.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5G 상용화 계획을 잇달아 내놓자 박 사장은 5G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국경을 넘나드는 발걸음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올해 연말까지 5G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박 사장의 5G 협력전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지난해부터 SK텔레콤을 이끌면서 인공지능을 비롯한 신사업에서 협력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미국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은 올해 말까지 5G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부터 미국 11개 도시에서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AT&T도 올 연말까지 상용화하기로 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5G 상용화 서비스 시작을 내년 3월로 계획해 두고 있는데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먼저 5G 정착에 성공한다면 세계시장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박 사장은 5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동통신 3사 CEO간 정책 간담회에서 “(5G에서) 결국 미국과 경쟁하게 될 텐데 이를 위해서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국내 이동통신사 CEO 가운데 유일하게 가전전시회 CES2018에 참석한다. 삼성전자, 인텔 등 글로벌 5G 선도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다지며 5G 상용화 앞당기기에 나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박 사장이 말한 경쟁은 상용화 시기를 두고 말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먼저 상용화를 하게 될 경우 그 기술이 세계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글로벌 이동통신시장 영향력에서 차이가 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의 5G를 향한 의지는 확고하다. 그는 “국민 소득이 5만 달러로 가기 위해서는 5G라는 인프라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5G 상용화를 강조하는 것은 이 서비스가 낳을 변화 때문이다.

기존 무선통신 서비스가 음성과 동영상을 비롯한 미디어 정보 전달 정도에 그쳤다면 5G 부터는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지도기반 정보 등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정보의 내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2016년 SK텔레콤 사장을 맡은 뒤 줄곧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비롯한 ICT 신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왔다.

5G에서 경쟁사에게 밀린다면 SK텔레콤이 진행하고 있는 신사업에서도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차세대 ICT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5G 통신에서 협력할 회사를 찾을 때 가장 먼저 상용화에 성공한 곳을 찾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는 세계 5G 기술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박 사장이 신년사에서도 밝힌 것처럼 5G와 인공지능을 비롯한 신사업에 지속적으로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