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8의 흥행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외국언론들이 갤럭시S8 출시를 앞두고 날선 비판을 내놓고 있는데다 출시전략 변화로 일반모델과 대화면 모델의 수요를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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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6일 “삼성전자는 아직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의 불안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S8의 배터리에 자신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배터리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갤럭시S8 기본설정에서 디스플레이 화질을 대폭 낮추고 화면밝기를 90% 이상으로 높일 때 경고메시지도 표시하도록 한 점을 두고 이렇게 지적했다.
5.8인치 화면을 탑재한 갤럭시S8의 배터리는 3000mAh, 6.2인치 대화면을 적용한 갤럭시S8플러스는 3500mAh 용량으로 출시됐다. 갤럭시노트7은 5.7인치 화면에 3500mAh 배터리가 탑재됐다.
화면크기가 늘어나면 배터리 사용량은 대폭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결함이 발화사고를 일으킨 만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용량을 더 늘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포브스는 이런 점을 감안해도 삼성전자가 의도적으로 사용자들에게 갤럭시S8의 성능을 낮춰 사용하도록 유도한 것은 당황스러운 조치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지문인식센서 위치를 후면으로 이동한 것도 소비자들의 불편을 키울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갤럭시S8의 새 디스플레이가 떨어뜨릴 때 충격에 약하다는 실험결과도 여러 매체에서 보도됐다.
외국언론들이 갤럭시S8을 놓고 지적하고 있는 이런 단점들은 치명적인 결함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의사에 영향을 줄 공산도 크지 않다.
하지만 이처럼 갤럭시S8이 출시 전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 이후 빠르게 확산된 삼성전자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폭스뉴스는 갤럭시S8이 공개되기 직전 “삼성전자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하락한 상황에서 약간의 결함이라도 발견될 경우 이전보다 더 큰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런 예상이 어느 정도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영향이 소비자들에 쉽게 잊혀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갤럭시S8이 출시되고 나면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부터 모든 제품에 곡면화면의 ‘엣지’디자인을 적용한 데 따른 일부 소비자들의 반발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폰아레나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갤럭시S8에 평면모델이 출시되지 않은 데 대해 44%정도의 응답자가 불만스럽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19%는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면 괜찮다는 입장을 보였다.
갤럭시S8의 출고가는 한국 기준 93만5천 원으로 갤럭시S7보다 소폭 높아졌다. 6기가 램을 탑재한 갤럭시S8플러스 최고가 모델은 115만5천 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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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8'. |
삼성전자는 갤럭시S8 모든 제품에 엣지 디자인을 적용하고 메모리 용량을 늘린 고가모델도 새로 내놓으며 이전보다 소비자들의 수요를 예측하기 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전에는 갤럭시S6의 평면모델과 엣지모델 수요예측에 실패해 판매부진을 겪었는데 이번에는 제품들 사이 디자인이 같지만 성능이 달라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전문매체 WCCF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가 가격과 화면크기, 배터리 등에서 각각 장단점을 안고 있는 만큼 생산비중을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의 흥행에 성공하려면 외국언론들의 불신과 소비자들의 불만, 수요예측 등 여러 고비를 넘겨야 하는 셈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S8은 소비자 신뢰를 되찾기 위한 첫 제품이라는 데 의미를 뒀다”며 “물량확보와 시장공략에 주력해 역대 최대 흥행작으로 자리잡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