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백브리핑] 바짝 다가온 K-IFRS18, 내년부터 손익계산서 이렇게 바뀐다

▲ K-IFRS18 도입으로 지분법손익·자산손상·외환손익 분류가 바뀌면서 내년부터 기업들의 영업이익 구조와 투자자 인식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 생성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내년부터 상장기업(일부 비상장기업 포함)의 손익계산서가 확 바뀔 것으로 보인다.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제1118호(재무제표 표시와 공시)가 새로 시행에 들어가면서 영업이익 산출방식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행 손익계산서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다음 표와 같은 기본 틀을 갖추고 있다.
 
[컴퍼니 백브리핑] 바짝 다가온 K-IFRS18, 내년부터 손익계산서 이렇게 바뀐다

지주회사의 경우 지분법손익을 영업활동의 범위로 간주하여 영업이익 아랫단이 아닌 윗단에 둘 수 있다. 즉 지주회사는 선택에 따라 지분법손익이 영업이익 증감에 영향을 미치는 계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K-IFRS18은 기업의 활동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과 비용을 크게 영업범주, 투자범주, 재무범주의 세 가지로 구분한다.
 
영업범주는 주된 사업활동에서 발생한 수익과 비용을 말한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투자범주와 재무범주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수익과 비용은 모두 영업범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투자범주는 투자활동에서 발생한 수익과 비용이 속한다. 주의할 점은 지분법손익은 무조건 투자범주로 분류하도록 한 것이다. 

현재 지분법손익을 영업활동으로 간주해 온 지주회사가 있다면, 내년부터는 영업이익 산출에 큰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재무범주는 재무활동에서 생긴 수익과 비용을 말한다.
 
비상장사지만 K-IFRS 회계기준을 사용하고 있는 SK실트론의 예를 들어보자. 

이 회사는 2025년에 연결손익계산서 상의 매출액은 2조574억 원, 영업이익은 1931억 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당기순이익은 293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아랫단에서 기타영업외비용이 4442억 원이나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4133억 원이 영업권이나 기술가치 등의 무형자산과 기계장치 등의 유형자산 가치손상 때문에 발생한 비용(유형 무형자산 손상차손)이다.
 
[컴퍼니 백브리핑] 바짝 다가온 K-IFRS18, 내년부터 손익계산서 이렇게 바뀐다
 
현행 기준에서는 유무형자산손상차손은 회사의 영업활동과는 무관한 회계적 비용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영업외 비용의 범주로 분류한다. 

그러나 K-IFRS18에 따르면 이러한 유무형자산손상은 투자활동이나 재무활동의 범주로 보기 어려우므로 영업범주에 포함된다. 

따라서 K-IFRS18에 따라 SK실트론 손익계산서를 작성한다면 영업이익은 1931억 원이 아니라 2202억 원 적자가 된다. 

영업이익 아랫단에 있던 비용을 영업비용으로 이동시킨 것이므로 당기순손실 2936억 원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손익계산서에서 영업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에서 2천억 원이 넘은 영업손실을 냈다고 하면 기업의 투자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달라질 수도 있다. 

현금유출이 없는 회계적 비용일지라도 영업외 비용으로 처리되어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친 경우와 영업이익단에 반영되어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친 경우에 대해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자산의 상각과 손상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자산의 상각은 경상적 비용의 성격이기 때문에 영업비용으로 처리한다. 대표적인 게 감가상각이다. 

2025년 초부터 말까지 1년 동안 현금 5천억을 투입하여 기계설비를 완성하고, 2026년 초 가동에 들어갔다. 

이런 경우 회사는 지출된 투자금 5천억 원을 손익계산서에 반영할 때는 기계의 회계적 추정 사용기간(내용연수, 5년으로 가정해보자)동안, 즉 1년에 1천억 원씩(5천억 원/5년)을 유형자산 감가상각비로 반영한다. 이는 영업비용이다.
 
이에 비해 자산의 손상은 비경상적인 성격이라 지금까지는 영업외 비용으로 간주해왔다.

예컨대 이 회사가 2026년 말 결산을 할 때 기계장치의 장부가액은 4천억 원(최초 장부가격 5천억 원-감가상각 1천억 원)이 될 것이다. 

그런데 2026년에 업황이 크게 악화되었고, 앞으로의 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면 이 기계장치가 4천억 원짜리 자산으로서 가치가 있는지를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기계설비를 계속 가동하였을 때 미래에 이 기계로부터 적어도 4천억 원 이상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산손상평가를 거쳤더니 이 기계장치에서 회수가능한 잉여현금흐름은 2500억 원으로 추정되었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기계장치 장부가액은 4천억 원에서 2500억 원으로 조정하고, 그 차액인 1500억 원은 손익계산서에 유형자산손상차손이라는 이름의 손실비용으로 반영한다.

현행 기준에서는 이 같은 자산손상은 비경상적, 일회성 성격 의 비용임을 고려하여 영업외 범주로 보지만, K-IFRS18에서는 영업비용으로 간주한다.
  
이번에는 SK스퀘어의 손익계산서를 살펴보자. 

이 회사는 2025년 매출액(영업수익)은 1조4115억 원인데 8조797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어떻게 매출액의 6배가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을까.
 
SK스퀘어 연결손익계산서를 보면 영업이익 윗단에 매출액 1조4115억 원, 영업비용 1조5445억 원에 이어 지분법손익으로 8조9304억 원이 잡혀있다.
 
[컴퍼니 백브리핑] 바짝 다가온 K-IFRS18, 내년부터 손익계산서 이렇게 바뀐다

이 회사는 SK그룹의 순수 중간지주회사이다. 순수지주회사는 다른 회사 지분을 보유하면서 이를 통해 직간접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지분법 손익을 영업활동의 범위에 포함시킬 수 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SK하이닉스가 어마어마한 이익을 내면서, SK스퀘어는 그 이익의 20%를 회계적으로 지분법손익으로 당겨간다. 2025년에는 8조9304억 원의 지분법손익이 영업이익에 기여했다. 

이 회사 손익에 K-IFRS18를 적용해 보면 어떨까. 지분법손익은 투자범주로 분류되기 때문에 영업이익 아랫단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러면 영업이익은 8조7974억 원에서 1330억 원 적자로 전환된다. 9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낸 회사에서 1330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낸 회사로 바뀐다는 이야기다.
 
상장사는 당장 내년 1분기 실적공시에서부터 K-IFRS18을 적용해야 한다. 

그리고 과거 재무제표를 동등한 회계기준에 따른 비교하기 위해 2025년 1분기의 실적 역시 K-IFRS18을 적용하여 재산출한 숫자를 제시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SK스퀘어는 2025년 1분기에 1조6523억 원의 영업이익이 아닌, 324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회사가 된다.  

이 같은 회계기준 변화에 따른 손익변경이 본질적인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느끼는 투자심리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나만 더 짚어보자. 현행 기준에서 환율변동에 따른 외환손익은 무조건 영업외 손익으로 분류하게 한다. 

예컨대 수출에서 발생한 달러화 매출채권에서는 환율변동에 따라 외환차익이나 손실, 외화평가이익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외화차입금에서도 환율변동을 적용한 외환손익이 생긴다. 

K-IFRS에서는 이러한 외환손익을 발생원천에 따라 영업범주, 투자범주, 재무범주로 구분하여 반영하라고 한다. 

달러매출채권을 원천으로 한 외환손익이라는 영업범주가 될 것이다. 외화차입금은 재무범주, 외화표시금융자산은 투자범주가 될 것이다. 

실무적으로 원천을 일일이 구별하기 어렵거나 번거롭다면 모두 영업범주로 간주하는 것을 K-IFRS18에서는 허용하고 있다. 

외환거래가 많은 기업이라면 내년부터는 외환손익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수 있다. 

다음의 표는 K-IFRS18를 적용한 손익계산서의 예시다. 
 
[컴퍼니 백브리핑] 바짝 다가온 K-IFRS18, 내년부터 손익계산서 이렇게 바뀐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리포트에서 “현행기준과 개정기준을 적용한 217개 기업의 2021년~2024년 평균영업이익률을 분석해 본 결과 2021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개정기준에 따른 이익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내년부터는 자산 손상차손, 자산처분손익, 일회성 충당부채 등 기존에 영업외손익으로 분류되던 일부 비경상항목이 영업범주에 포함된다”며 “이에 따라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던 항목들이 영업성과로 인식되면서 시장의 관심과 민감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수헌 MTN 기업&경영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