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익 회복 '돈 먹는 3형제'에 달렸다, 대만·쿠팡플레이·쿠팡이츠 올해 수익 낼까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의 투자 효과를 확인하고 내년 이후 손실 축소 흐름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최대 과제로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와 같은 차세대 성장동력의 수익화가 떠오르고 있다.

1분기에 35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낸 것을 두고 사업이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실제로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본업인 제품커머스 부문의 실적은 견조한 편이다.

오히려 오랜 기간 전체 실적을 갉아먹고 있는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의 흑자 전환이 중요한 시점이지만 이들이 올해 당장 돈을 벌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물류망 구축과 점유율 확대, 콘텐츠 투자 부담 등이 겹쳐있기 때문이다.

10일 쿠팡의 1분기 실적발표 자료와 콘퍼런스콜 내용을 종합하면 김 의장에게는 성장사업 부문(대만 사업,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을 단순한 외형 확대 사업이 아니라 장기 현금흐름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커지고 있다.

쿠팡의 성장사업 부문 가운데 가장 가장 큰 기대를 받는 곳은 대만 사업이다. 

쿠팡은 대만에서 자체 라스트마일 배송망을 구축하고 있다. 라스트마일은 물류·유통에서 상품이 고객에서 전달되는 최종 배송 단계를 의미한다.

대만은 쿠팡이 한국에서 검증한 로켓배송 모델을 해외로 올겨 심는 첫 대형 시험대다. 물류망 구축 초기에는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지만 고객 충성도가 쌓이면 반복 구매와 규모의 경제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대만에 로켓배송 사업이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수도 있다는 것이다.

로켓배송이 국내에 정착해 흑자를 내기까지만 해도 약 8년이 걸렸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 도입 이후 8년 만인 2022년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냈고 2023년에는 처음으로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도 올해보다는 2027년 이후를 주목하고 있다. 2026년은 성장사업 투자 부담을 감내하는 구간이고 2027년은 쿠팡 전체 이익 회복과 성장사업 손실 축소가 함께 나타나는지 확인할 첫 분기점이라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쿠팡의 성장사업 부문의 조정에비타(상각전영업이익·EBITDA) 손실이 2026년 9억9800만 달러에서 2027년 8억6400만 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손실 규모는 축소되지만 2027년에도 성장사업 부문이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다만 김 의장은 대만 사업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 의장은 6일 콘퍼런스콜에서 "아직 대만 고객에게 완전한 로켓배송 경험을 제공하는 초기 단계이지만 고객 반응은 매우 인상적"이라며 "장기 기회에 대한 확신은 매 분기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이츠도 단기간에 '돈을 버는 사업'이 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배달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업계 1위를 해야 본격적으로 돈을 벌지 않겠냐는 것이다.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제치고 2위를 굳히고 있지만 1위 배달의민족과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은 수익화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이유다. 음식배달 사업은 주문량이 충분히 쌓여야 배달망 운영 효율과 가맹점 협상력이 개선되는 구조인만큼 시장점유율 확대가 수익성 개선의 전제 조건이 된다.

쿠팡이츠가 무료배달과 와우멤버십 연계를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점유율을 높이는 과정에서는 할인과 배달비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어 당장 이익을 내기보다는 1위와의 격차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먼저 확인돼야 한다.

김 의장은 쿠팡이츠를 두고 "회복세가 제품커머스 부문(로켓배송)와 비슷한 경로를 따르고 있다"며 "두 서비스 모두에서 고객 가치 제안이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쿠팡 이익 회복 '돈 먹는 3형제'에 달렸다, 대만·쿠팡플레이·쿠팡이츠 올해 수익 낼까

▲ 쿠팡플레이가 4월 월간활성이용자 수 910만 명으로 2위를 달성했다. <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도 돈 먹는 하마 신세를 벗어나기는 한동안 어려워 보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4월 기준 OTT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넷플릭스가 1479만 명으로 1위를 기록했고 쿠팡플레이는 910만 명으로 2위, 티빙은 770만 명으로 뒤를 이었다. 쿠팡플레이가 국내 OTT 시장에서 일정한 이용자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쿠팡플레이도 이용자 수 확대가 곧바로 수익화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아직 크고 스포츠 중계권과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는 지속적인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쿠팡플레이는 별도 구독료를 받는 독립 OTT라기보다 와우멤버십 혜택의 하나로 제공된다. 이 때문에 쿠팡플레이의 수익화는 독립 사업으로 돈을 버는 방식보다 와우 회원을 붙잡아두고 쿠팡 내 구매 빈도를 높이는 간접 효과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쿠팡 영업이익은 2분기에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쿠팡은 2분기에 매출 92억9000만 달러, 영업이익 1억4800만 달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2분기보다 매출은 9.0% 늘고 영업이익은 0.8% 줄어드는 것이다. 1분기에 적자전환한 것을 감안한다면 1개 분기 만에 반등한다고도 볼 수 있다.

쿠팡은 '돈 먹는 3형제'와 같은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의 존재에도 내년에는 수익성을 본격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쿠팡이 2027년 매출 430억7300만 달러, 영업이익 13억6600만 달러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6년 전망보다 매출은 12.5% 늘어나고 영업손익은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매출 성장률 회복에 따른 수요 정상화를 통해 2027년 조정에비타(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이 2025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