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걸린 새마을금고 농협 가계대출, 상호금융권 '대출 한파'에 풍선효과 우려

▲ 새마을금고중앙회와 농협중앙회가 가계대출 규제를 잇달아 강화하면서 상호금융권 전반의 대출 축소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새마을금고중앙회와 농협중앙회가 가계대출 규제를 잇달아 강화하면서 상호금융권 전반의 대출 축소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던 가계대출 증가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금융권 내 대출 수요가 대부업권 등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이달 안으로 비회원 대상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하는 방안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회원과 비회원 모두를 대상으로 주담대 우대금리 제공도 중단한다. 

회원 가입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대출을 받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유력하게 검토되는 기준은 ‘가입 후 1년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새마을금고 차주들은 대출이 필요한 당일 출자금을 납부해 회원으로 가입한 뒤 곧바로 대출을 받는 사례가 많았는데 금융당국이 이러한 구조를 손보지 않으면 대출 총량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이 모든 조치는 이르면 이달 안에 시행된다.

새마을금고는 이미 2월부터 집단대출을 통한 중도금·이주비·분양잔금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분양잔금대출의 경우 집단대출뿐 아니라 개별대출 방식도 모두 제한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주택 수요 유동성을 막으려는 대출 축소 정책에 대해 금고 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가계대출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예대마진에 의존하기보다 비이자수익 등을 확대해 수익성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도 최근 지역농협의 비조합원 및 준조합원 대상 신규 가계대출 접수 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년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이 1%를 초과한 지역농협은 비조합원과 준조합원에 대한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증가율이 1% 이하인 지역농협도 영업구역 안에서만 비조합원·준조합원 대출을 할 수 있도록 제한된다. 

준조합원은 해당 단위 농협 영업구역에 거주하며 일정 금액을 출자한 고객을 의미한다. 이를 제외한 일반 고객은 비조합원으로 분류되는 만큼 사실상 대부분의 가계대출이 제한되는 구조다. 

이번 조치는 기존의 대출 제한보다 수위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역농협은 이미 3월 초부터 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중도금·이주비대출 역시 취급하지 않기로 했는데 추가 규제가 더해지면서 가계대출 관련 경로가 더욱 강하게 차단됐다.

신협중앙회도 집단대출 신규 심사와 모집법인 및 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가계대출 증가율 한도를 넘어선 조합에는 비조합원 대출 취급을 제한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상호금융권에 집중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까지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8조8천억 원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이 상호금융권에서 발생했다.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은 1월부터 3월까지 8조2천억 원 늘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증가 규모가 10조6천억 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단기간 증가 속도가 가파른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같은 기간 농협이 5조1천억 원, 새마을금고가 2조4천억 원 증가하며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확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빗장 걸린 새마을금고 농협 가계대출, 상호금융권 '대출 한파'에 풍선효과 우려

▲  상호금융권이 잇달아 가계대출 취급 규제를 강화하면서 서민금융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금융당국은 관리 강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목표를 크게 초과한 새마을금고에 올해 가계대출 순증 ‘0’이라는 패널티를 내렸다.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도 1.5%로 낮췄다. 이는 지난해 목표였던 1.8%보다 더 강화된 수준이다. 

여기에 월별·분기별 총량관리 체계도 도입했다. 분기별 목표를 초과할 경우 다음 분기 한도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대출 증가를 통제하겠다는 방침에서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규제가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 팽창을 억제하는 데 단기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그동안 1금융권 대출 규제 강화로 상호금융권으로 유입됐던 대출 수요가 갈 곳을 잃으면서 다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상호금융권마저 대출 문턱을 높이면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저축은행이나 대부업권으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풍선효과’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저신용자가 금리가 높은 대부업 등으로 밀려날 경우 부채 규모는 줄어들더라도 부채 구조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규제 틈새를 따라 이동하는 대출 수요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향후 가계부채 정책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 평가된다.

손재성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가계대출 제한 정책은 통상 금리가 낮은 환경에서 대출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시행된다”며 “가계대출이 생활자금 등 서민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신용도가 낮은 차주가 고금리 금융권으로 이동하며 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