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플래그십 매장 원조 삼성물산의 '10꼬르소꼬모' 가보니, 머무는 공간의 재미 푹 빠졌다

▲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10 꼬르소꼬모'가 올해로 론칭 18주년을 맞았다. 서울 청담동 매장(사진)은 '원조 플래그십 매장'으로 불린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서울 청담동에 '원조 플래그십 매장'으로 불리는 공간이 올해로 18주년을 맞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10 꼬르소꼬모'는 아시아 최초로 플래그십 매장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곳으로 불린다.

31일 낮 찾은 이곳 1층 카페는 브런치를 즐기는 고객들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입구 앞에서는 방문객 한 팀이 입장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내부 좌석도 대부분 채워진 모습이었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유명 브랜드들이 플래그십 매장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자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상품 판매에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는 공간으로 이동한 데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

청담동 10 꼬르소꼬모 매장 인근에도 '비이커', '타임', 'MCM' 등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명품을 아우르는 플래그십 매장이 밀집해 있다. 브랜드들은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플래그십 매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에는 '플래그십'이라는 용어가 지나치게 많이 사용되면서 그 의미가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매장은 물론 기간 한정 팝업, 백화점 내 매장까지 '플래그십'으로 불리며 마케팅 용어로 소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로 18주년을 맞은 '10 꼬르소꼬모'는 플래그십 공간의 원조 격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브랜드는 1990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론칭돼 2008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플래그십 매장을 선보였다. 당시 매장은 패션과 전시, 서적, 카페를 결합한 형태로 ‘편집숍’이자 ‘플래그십 매장’이라는 개념을 아시아에 처음 선보인 사례로 평가된다.

현재 플래그십 매장은 밀라노와 서울, 중국 상하이 등 글로벌 주요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다.

브랜드 창립자인 카를라 소짜니는 론칭 당시 이 공간에 '슬로우 쇼핑' 철학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상품을 빠르게 소비하는 대신 매장에 머무르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매장 내부는 쇼핑과 갤러리, 카페, 서적 공간이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지도록 구성돼 있다. 
 
[현장] 플래그십 매장 원조 삼성물산의 '10꼬르소꼬모' 가보니, 머무는 공간의 재미 푹 빠졌다

▲ '10 꼬르소꼬모' 청담 매장의 1층(사진)에서는 라이프스타일 잡화가 배치돼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청담 매장은 약 1650㎡(500평), 3개 층 규모로 1층에는 라이프스타일 잡화와 카페가 함께 배치돼 있고 2층은 여성복과 남성복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3층은 갤러리로 기간에 따라 전시와 팝업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된다. 방문일에는 유명 사진작가 '글렌 루치포드'의 국내 첫 개인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10 꼬르소꼬모는 처음부터 매장을 '상품을 진열하기 위한 쇼케이스'가 아니라 공간 자체가 콘텐츠라는 전제에서 설계된 공간으로 설계됐다. 효율과 회전율보다 체류와 경험을 중심에 둔 것이다.

국내 패션업계의 많은 플래그십 매장들은 이러한 공간 구성을 따르고 있다. 

한섬이 대표적이다. 2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문을 연 '더한섬하우스'는 쇼핑과 전시, 강좌, 문화 등 체험 콘테츠를 결합한 공간으로 기획됐다. 이뿐 아니라 서울 주요 거점에 문을 열고 있는 플래그십 매장들은 모두 ‘복합공간’ 모델을 지향하고 있는데 10 고르소꼬모가 하나의 문법 역할을 한 것으로 봐도 이상하지 않다.

이에 더해 10 꼬르소꼬모는 신규 브랜드를 발굴하는 인큐베이팅 기능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는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기 전 반응을 확인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이 같은 운영 방식의 성과는 방문 지표와 매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해외 관광객 유입이 늘어나면서 삼성물산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기준 해외 고객 매출은 2025년 같은 기간보다 45%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0 꼬르소꼬모의 청담점은 4월4일까지 출시 18주년을 기념해 쇼핑위크를 진행한다. 구매 고객에게 18주년 기념 미니 에코백을 선착순 증정한다. 매장 내 카페에서는 봄 시즌 신메뉴 15종을 선보이고 있으며 같은 기간 디너 메뉴 주문 고객에게 샴페인 프리 플로우 혜택도 제공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10 꼬르소꼬모 청담 매장은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중남미 방문객까지 유입되며 필수 관광 코스로 자리잡고 있다"며 "글로벌 콘셉트스토어로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