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LG시그니처와 올레드TV 등 고가 가전제품의 마케팅에 집중하며 당분간 글로벌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전략이 성공하면 LG전자가 지속성장하는 고가 가전제품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해 실적개선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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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저가와 고가제품의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LG전자의 프리미엄전략은 기존의 장점을 활용한 탁월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초고가 가전시리즈 ‘LG시그니처’는 판매량이 전체 가전제품의 1%에도 미치지 않는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G전자는 올해 LG시그니처의 글로벌 출시확대를 계획하며 체험전시행사와 같은 마케팅을 강화하고 조성진 부회장 직속의 LG시그니처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역량을 더욱 집중하고 있다.
LG시그니처가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비중이 가장 높은 한국과 미국에서 눈에 띄는 판매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중국과 유럽 등 글로벌시장에서 흥행할 가능성은 더욱 낮다.
노 연구원은 LG전자의 이런 전략이 LG시그니처 제품 자체의 판매비중을 높이려는 목적보다 LG전자의 브랜드가치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LG시그니처와 같은 브랜드를 보유하면 판매비중이 작더라도 기업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큰 효과를 줄 수 있다”며 “이는 결국 주력제품의 판매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올해도 LG시그니처와 빌트인 전문브랜드 ‘시그니처 키친스위트’를 중심으로 홍보를 강화하며 브랜드 이미지 확보에 주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시장에서 시그니처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며 “LG전자의 기술과 디자인 혁신을 중점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레드TV 역시 LCDTV와 맞경쟁을 노리기보다 이를 하나의 브랜드 자체로 자리잡도록 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LG전자가 출시를 앞둔 올레드TV ‘W’시리즈는 두께가 2.6밀리미터에 불과한 벽지 형태의 TV로 가전전시회 CES2017 등에서 높은 주목을 받았다. 1천만~3천만 원 정도의 고가에 출시돼 판매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LG전자는 W시리즈를 통해 올레드패널의 기술력을 강조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가격이 다소 낮은 올레드TV 주력상품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올해 올레드TV 라인업을 5개로 확대하며 다양한 가격대의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B시리즈와 C시리즈 등 수백만원대의 보급형 라인업이 판매확대를 주도할 공산이 크다.
전자전문매체 포켓린트는 “LG전자의 보급형 올레드TV 라인업은 고가모델보다 특징이 적지만 충분한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소비자들에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브랜드 경쟁력 확보는 LG전자에 점점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로 미국 등 LG전자의 주력시장에서 사업환경이 불확실해지고 있는데다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프리미엄 가전에 본격적인 맞경쟁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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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유럽에서 진행하는 LG시그니처 체험전시행사. |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프리미엄 가전업체 ‘데이코’를 인수하며 단숨에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했다. 올해 데이코 브랜드로 출시되는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을 대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LCDTV 역시 올해부터 ‘QLEDTV’라는 이름으로 출시되며 LG전자 올레드TV와 브랜드 경쟁을 벌이게 된다. LG전자의 브랜드 인지도 확보가 점점 다급해지고 있다.
노 연구원은 “LG전자는 가전사업에서 기술과 품질을 충분히 인정받은 만큼 프리미엄 브랜드 확보에 이점을 안고 있다”며 “업체들 사이 점유율 싸움이 심화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는 점점 더 중요한 경쟁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시장은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노 연구원은 “과거와 비교해 소비가 양극화되고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며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LG전자 가전사업 실적도 중장기적인 개선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