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 건설부문에 재무책임자(CFO) 출신의 김우석 사장이 내정됐다.
한화 건설부문의 수익성 회복세가 더딘 데다 다수의 대형 복합개발사업의 착공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김 내정자로서는 만만치 않은 경영 과제를 짊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인사로 한화임팩트 사업부문과 한화세미텍에 주력사업 전문성을 강화할 대표가 배치된 것과 비교해 한화 건설부문에는 ‘재무통’에 배치돼 시선이 쏠린다.
한화그룹은 전날 한화임팩트 사업부문에는 양기원 부사장, 한화세미텍에는 김재현 부사장을 내정했다.
한화 글로벌부문 대표를 지내고 있는 양 내정자는 한화케미칼 사업개발실장, 한화솔루션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쳐 폴리에스터 섬유의 주원료(PTA) 및 태양광발전소 개발·운영 사업을 하는 한화임팩트 사업부문 확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한화푸드테크 기술총괄인 김 내정자는 삼성전자, 어플라이드머트리얼즈 등 국내 반도체장비 업계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부사장이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을 맡을 만큼 그룹이 반도체 장비·소재에 힘을 싣는 상황에서 깊이 있는 전문성을 더해줄 적임자로 꼽힌다.
이와 달리 한화 건설부문에는 사실상 처음으로 재무 전문가 출신인 김우석 사장이 대표로 내정됐다.
2000년 이후 한화 건설부문(옛 한화건설) 대표를 보면 건설 수장으로 부회장까지 승진한 김현중·최광호 전 대표나 이근포 전 대표이사 사장 등 대부분이 한화건설, 대우건설 출신의 ‘건설맨’이다.
지주사 한화의 건설부문으로 편입된 2022년 말부터 지금껏 회사를 이끌어온 김승모 전 대표이사 사장은 건설은 아니지만 그룹 방산부문에 오래 몸담아온 사업 전문가다.
한화 건설부문이 기업공개(IPO)와 무관하다는 점을 비춰보면 한화그룹이 재무 전문가인 김 내정자를 건설부문 수장으로 앉힌 것은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을 단단히 다지는 데 힘을 쏟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김 내정자는 1968년생으로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한양화학(현 한화솔루션) 경리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한화 경영기획실 재무팀 부장, 2007년 한화 미주본부 부장 등을 거쳐 2011년 한화에서 재무와 경영진단 업무를 순차적으로 맡았다.
2015년 한화테크윈 경영지원실장, 2019년 한화컨버전스 대표이사를 거쳐 2022년부터 한화 전략부문 재무실장(CFO)으로 곳간지기 역할을 담당해 왔다.
최근 건설업계 흐름을 보면 건설업 경험이 전무한 김 내정자에게는 실적을 개선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1~2022년 착공한 고원가 공사현장의 비중이 자연스레 축소되는 업계 전반의 상황처럼 한화 건설부문도 지난해 수익성 바닥을 찍고 반등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다만 여전히 한화 건설부문이 예년만큼의 수익성을 확보하기까지 간극이 남아 있어 실적 상승곡선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 숙제로 꼽힌다.
한화 건설부문은 2023년 4분기 영업손실에 이어 지난해에도 2분기와 3분기 적자를 보면서 연간 영업손실 309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매출이 분기 기준 1조 원 아래로 후퇴한 상황에서도 원가율을 낮추며 영업이익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959억 원, 영업이익률은 상위 10대 건설사와 견줘봐도 상위권에 속하는 6.8%를 기록했다.
다만 한화 건설부문의 2분기 호실적(영업이익 829억 원)에는 특정 프로젝트에서 400억 원의 준공정산이 이뤄졌다는 점이 깔려있다.
이에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3분기에는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27일 대신증권은 내달 초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한화 분석리포트에서 건설부문 영업이익을 263억 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흑자전환한 것이지만 2분기와 비교하면 68.3%나 감소한 수치다. 이에 따르면 영업이익률은 3.1%로 축소된다.
한화 건설부문이 건설경기 불황 이전인 2019~2021년 6~7%가량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내정자의 목표도 이 수준으로 설정될 공산이 크다.
이에 김 내정자는 한화 건설부문의 중장기 수익성 개선에 핵심으로 꼽히는 대형 복합개발사업을 순조롭게 이끄는 일에 각별히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말 총사업비 3조1천억 원, 공사금액 1조2천억 원에 이르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공사를 시작했다.
2014년 민간사업자 공모 이후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좌초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대규모 사업을 본격화한 것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2019년 한화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당초 목표였던 2022년 착공보다 다소 지연됐지만 지난해 첫 삽을 뜨게 됐다.
한화 건설부문은 대형 복합개발사업 3건의 착공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데 이 사업들은 공사금액 시행사로서 얻는 수익도 확보할 수 있어 향후 실적 개선에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 건설부문의 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 계약금액은 1조7308억 원인데 여기에는 단순 도급사업과 다르게 공사금액 1조2천억 원과 지분 29%에 따른 시행이익이 포함돼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총사업비 2조3천억 원 규모의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이 사업의 지분 46%를 들고 있다.
이어 내년부터는 서울시가 발주한 2조2천억 원 규모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민간투자사업,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1조3천억 원 규모 대전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착공을 목표로 한다. 한화 건설부문의 지분율은 각각 15%와 50%다.
김동선 부사장이 해외사업본부장을 맡아 주도하고 있는 숙원사업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BNCP, Bismayah New City Project) 역시 한화 건설부문 대표로서 김 내정자가 챙겨야 할 주요 과제로 여겨진다.
한화 건설부문은 2012년 5월 본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본격화한 BNCP와 관련해 지난해 말 발주처(NIC,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와 공사 재개를 위한 변경계약을 맺고 이라크 정부 국무회의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BNCP는 상반기 말 기준 한화 건설부문 수주잔고에 8조5천억 원이나 잡혀 있는 등 규모나 의미 면에서 김동선 부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한화그룹은 “김 내정자는 30년 넘게 한화그룹에서 일하며 주로 쌓은 경영, 재무 분야 전문성을 기반으로 우량 수주 및 재무 건전성 제고 등에 집중할 것”이라며 “건설부문을 포함한 인사 해당 계열사는 신임 대표이사 책임 아래 새로운 조직을 구성해 내년 경영전략을 빠르게 수립하고 사업계획을 실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상유 기자
한화 건설부문의 수익성 회복세가 더딘 데다 다수의 대형 복합개발사업의 착공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김 내정자로서는 만만치 않은 경영 과제를 짊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 김우석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인사로 한화임팩트 사업부문과 한화세미텍에 주력사업 전문성을 강화할 대표가 배치된 것과 비교해 한화 건설부문에는 ‘재무통’에 배치돼 시선이 쏠린다.
한화그룹은 전날 한화임팩트 사업부문에는 양기원 부사장, 한화세미텍에는 김재현 부사장을 내정했다.
한화 글로벌부문 대표를 지내고 있는 양 내정자는 한화케미칼 사업개발실장, 한화솔루션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쳐 폴리에스터 섬유의 주원료(PTA) 및 태양광발전소 개발·운영 사업을 하는 한화임팩트 사업부문 확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한화푸드테크 기술총괄인 김 내정자는 삼성전자, 어플라이드머트리얼즈 등 국내 반도체장비 업계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부사장이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을 맡을 만큼 그룹이 반도체 장비·소재에 힘을 싣는 상황에서 깊이 있는 전문성을 더해줄 적임자로 꼽힌다.
이와 달리 한화 건설부문에는 사실상 처음으로 재무 전문가 출신인 김우석 사장이 대표로 내정됐다.
2000년 이후 한화 건설부문(옛 한화건설) 대표를 보면 건설 수장으로 부회장까지 승진한 김현중·최광호 전 대표나 이근포 전 대표이사 사장 등 대부분이 한화건설, 대우건설 출신의 ‘건설맨’이다.
지주사 한화의 건설부문으로 편입된 2022년 말부터 지금껏 회사를 이끌어온 김승모 전 대표이사 사장은 건설은 아니지만 그룹 방산부문에 오래 몸담아온 사업 전문가다.
한화 건설부문이 기업공개(IPO)와 무관하다는 점을 비춰보면 한화그룹이 재무 전문가인 김 내정자를 건설부문 수장으로 앉힌 것은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을 단단히 다지는 데 힘을 쏟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김 내정자는 1968년생으로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한양화학(현 한화솔루션) 경리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한화 경영기획실 재무팀 부장, 2007년 한화 미주본부 부장 등을 거쳐 2011년 한화에서 재무와 경영진단 업무를 순차적으로 맡았다.
2015년 한화테크윈 경영지원실장, 2019년 한화컨버전스 대표이사를 거쳐 2022년부터 한화 전략부문 재무실장(CFO)으로 곳간지기 역할을 담당해 왔다.
최근 건설업계 흐름을 보면 건설업 경험이 전무한 김 내정자에게는 실적을 개선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1~2022년 착공한 고원가 공사현장의 비중이 자연스레 축소되는 업계 전반의 상황처럼 한화 건설부문도 지난해 수익성 바닥을 찍고 반등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다만 여전히 한화 건설부문이 예년만큼의 수익성을 확보하기까지 간극이 남아 있어 실적 상승곡선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 숙제로 꼽힌다.
한화 건설부문은 2023년 4분기 영업손실에 이어 지난해에도 2분기와 3분기 적자를 보면서 연간 영업손실 309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매출이 분기 기준 1조 원 아래로 후퇴한 상황에서도 원가율을 낮추며 영업이익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959억 원, 영업이익률은 상위 10대 건설사와 견줘봐도 상위권에 속하는 6.8%를 기록했다.
다만 한화 건설부문의 2분기 호실적(영업이익 829억 원)에는 특정 프로젝트에서 400억 원의 준공정산이 이뤄졌다는 점이 깔려있다.
이에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3분기에는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27일 대신증권은 내달 초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한화 분석리포트에서 건설부문 영업이익을 263억 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흑자전환한 것이지만 2분기와 비교하면 68.3%나 감소한 수치다. 이에 따르면 영업이익률은 3.1%로 축소된다.
한화 건설부문이 건설경기 불황 이전인 2019~2021년 6~7%가량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내정자의 목표도 이 수준으로 설정될 공산이 크다.
이에 김 내정자는 한화 건설부문의 중장기 수익성 개선에 핵심으로 꼽히는 대형 복합개발사업을 순조롭게 이끄는 일에 각별히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말 총사업비 3조1천억 원, 공사금액 1조2천억 원에 이르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공사를 시작했다.
▲ 서울 중구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조감도. <한화>
2014년 민간사업자 공모 이후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좌초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대규모 사업을 본격화한 것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2019년 한화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당초 목표였던 2022년 착공보다 다소 지연됐지만 지난해 첫 삽을 뜨게 됐다.
한화 건설부문은 대형 복합개발사업 3건의 착공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데 이 사업들은 공사금액 시행사로서 얻는 수익도 확보할 수 있어 향후 실적 개선에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 건설부문의 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 계약금액은 1조7308억 원인데 여기에는 단순 도급사업과 다르게 공사금액 1조2천억 원과 지분 29%에 따른 시행이익이 포함돼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총사업비 2조3천억 원 규모의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이 사업의 지분 46%를 들고 있다.
이어 내년부터는 서울시가 발주한 2조2천억 원 규모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민간투자사업,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1조3천억 원 규모 대전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착공을 목표로 한다. 한화 건설부문의 지분율은 각각 15%와 50%다.
김동선 부사장이 해외사업본부장을 맡아 주도하고 있는 숙원사업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BNCP, Bismayah New City Project) 역시 한화 건설부문 대표로서 김 내정자가 챙겨야 할 주요 과제로 여겨진다.
한화 건설부문은 2012년 5월 본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본격화한 BNCP와 관련해 지난해 말 발주처(NIC,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와 공사 재개를 위한 변경계약을 맺고 이라크 정부 국무회의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BNCP는 상반기 말 기준 한화 건설부문 수주잔고에 8조5천억 원이나 잡혀 있는 등 규모나 의미 면에서 김동선 부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한화그룹은 “김 내정자는 30년 넘게 한화그룹에서 일하며 주로 쌓은 경영, 재무 분야 전문성을 기반으로 우량 수주 및 재무 건전성 제고 등에 집중할 것”이라며 “건설부문을 포함한 인사 해당 계열사는 신임 대표이사 책임 아래 새로운 조직을 구성해 내년 경영전략을 빠르게 수립하고 사업계획을 실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상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