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심광주 KCC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40년 건설업 경력을 기반으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심 사장은 KCC건설의 원가율을 과거 호황기 당시 수준까지 낮추고 건축 및 토목공사로 수주를 넓혀 '구관이 명관'인 점을 증명할 것으로 보인다.
 
KCC건설 불황 이전 수준 원가율에 수주도 다각화, 심광주 '구관이 명관' 증명

▲ 심광주 KCC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KCC건설은 심 사장 취임 2년 차인 올해 외형 축소에서 벗어나면서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CC건설은 올해 별도기준 매출 1조8310억 원, 영업이익 78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0.2% 늘고 영업이익은 20.8% 증가하는 것이다.

매출을 보면 증가 폭이 그리 크지 않지만 지난해 꺾였던 외형 둔화 흐름을 단 1년 만에 되돌려놓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

KCC건설은 2020년 1조1016억 원을 시작으로 2023년 1조9096억 원까지 2배 가까이 매출이 확대됐지만 지난해 1조8270억 원으로 성장세가 후퇴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2022년 기록했던 영업손실(11억 원)에서 확실히 벗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KCC건설은 2023년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181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지난해 646억 원으로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KCC건설의 올해 긍정적 전망은 상반기 성적표에서 미리 가늠할 수 있다. KCC건설은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 9367억 원, 영업이익 460억 원을 거뒀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6.1%, 영업이익은 123.3% 늘어난 수치다.

올해 일부 대형 건설사에서 수익성 반등 기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견건설사인 KCC건설이 한발 앞서 눈에 띄는 개선세를 보인 데는 심 사장의 원가관리 노력이 적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CC건설의 올해 상반기 원가율은 84.9%로 나타났다. 심광주 사장 임기 첫해인 지난해 과거 호황기 수준까지 원가율을 끌어내린 이후 올해 들어 개선 폭을 더 키운 것이다.

KCC건설은 지난해 원가율 89.3%를 보이며 직전년도 97.0%에서 7.7%포인트나 낮췄다. KCC건설 연간 원가율이 80%대를 기록한 것은 업계 호황기인 2020년(89.9%)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2020년 KCC건설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543억 원을 기록했다. 당시보다 매출 규모가 커진 것을 고려하면 원가율 하락이 맞물리며 영업이익은 더욱 커진 셈이다.

심광주 사장은 KCC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더 균형 잡힌 미래 실적 구조를 갖출 기반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KCC건설은 최근 주택 이외의 건축공사와 토목공사 일감을 확대하고 있다.

KCC건설의 도급액 500억 원 이상 수주잔고 목록을 보면 지난해부터 계약을 맺은 민간사업은 모두 주택 이외의 건축 분야 공사로 이뤄져 있다.

KCC건설은 ‘다이소 세종허브센터 신축공사(1794억 원)’, ‘수서 역세권 3, 4블록 업무시설(1068억 원, 1438억 원)’ 등 1천억 원 이상의 공사를 포함해 모두 7건의 비주택 건축공사를 수주했다.

토목 일감도 착실히 쌓아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미착공 물량을 포함한 KCC건설 토목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2조1330억 원으로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선 뒤 올해 상반기 말에는 2조1810억 원까지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건축 부문(주택 포함) 수주잔고를 웃돌기 시작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상반기 토목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2%로 1년 전 16.6%보다 확대됐다.

여전히 주택사업을 포함한 건축 부문의 매출 비중이 80.8%로 크지만 수주잔고 구성을 고려하면 토목공사가 KCC건설 전체 매출에 기여하는 정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심 사장은 지속되고 있는 지방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과제로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CC건설의 올해 상반기 말 PF 우발채무 내역은 정비사업을 제외하면 5058억 원으로 집계됐다.
 
KCC건설 불황 이전 수준 원가율에 수주도 다각화, 심광주 '구관이 명관' 증명

▲ 대구 수성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 투시도. < 스위첸 홈페이지 >


지난해 말 기준 6513억 원과 비교하면 22.3% 줄인 수치지만 KCC건설의 자기자본 5281억 원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위험 수준이 낮지 않다는 지적을 받는다.

PF 우발채무 내역을 분석해보면 분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경기 김포시 ‘오퍼스 한강 스위첸’ 사업지(2290억 원) 등을 제외하면 준공 후 미분양인 대구 수성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1335억 원)’과 광주 서구 ‘상무 퍼스티넘 스위첸(1021억 원)’에서 1천억 원 이상의 KCC건설의 몫으로 남아 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KCC건설의 PF 우발채무 리스크 상당부분은 지방광역시 주택현장 2곳에 관련된 것”이라며 “이 사업지들은 상반기 준공해 추가 공사비 투입 부담은 없지만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꽤 있기 때문에 분양실적 개선 여부가 중요한 변수”라고 바라봤다.

KCC건설 관계자는 “건설업계 안팎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주택, 건축, 토목 등 모든 분야에서 원가 관리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며 “또 강점을 지닌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심 사장은 1956년생으로 1984년 KCC건설에 입사해 2023년 KCC건설을 떠났다가 지난해 3월 임기 3년의 대표이사로 돌아왔다. 40년가량 KCC건설에 몸을 담은 셈이다.

심 사장은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를 나와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고 KCC건설에서 건축총괄, 기술본부장, 건축본부장 등을 거쳤다.

KCC건설 이사회는 지난해 심 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며 “기술적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갖췄고 건설산업에 관한 이해도가 높아 기업의 기술적 발전과 효율적 경영에 기여할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