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상현 CJENM 대표이사(사진)가 티빙과 웨이브 통합 OTT 출범을 앞두고 실적 반등 부담을 안고 있다.
8일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SK스퀘어는 7일 웨이브 운영사인 콘텐츠웨이브가 신규 발행하는 전환사채(CB) 750억 원 규모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SK스퀘어는 콘텐츠웨이브의 최대주주다.
같은 날 티빙의 모회사인 CJENM은 SK스퀘어가 보유한 콘텐츠웨이브 전환사채 500억 원 규모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CJENM 관계자는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콘텐츠웨이브는 7일 이사회 구성도 마치며 서장호 CJENM 콘텐츠유통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6월 임원 겸임 기업결합심사를 승인받은 데 이어 자금과 인력을 교류하면서 합병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SK스퀘어는 “통합 K-OTT 출범을 위한 준비 작업을 마쳤다”고 말했다.
윤상현 CJENM 대표이사로서는 2023년부터 오랜 시간을 끌었던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CJENM 실적 반등의 걸림돌로 여겨지던 웨이브와 합병 지연이 해결되면서 합병 효과와 관련한 시장의 기대를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합 OTT를 둘러싼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에서 굳건한 1위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쿠팡플레이는 쿠팡의 유료회원제인 ‘와우멤버십’의 락인효과로 이용자를 모으며 티빙과 경쟁 구도를 펼치고 있다.
올해 7월을 기준으로 넷플릭스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480만 명을 기록하며 국내 OTT 시장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티빙이 749만 명으로 2위, 쿠팡플레이가 689만 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4위인 웨이브는 441만 명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합 OTT가 출범하면 이용자 수가 합산되는 효과와 더불어 콘텐츠 투자 규모도 더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건은 KT스튜디오지니의 동의를 언제, 어떻게 얻어내느냐다. KT는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지배력이 낮은 웨이브와 합병하는 게 티빙 주주에 득이 되는지 의문이라는 뜻을 피력해 왔다.

▲ 티빙을 포함한 CJENM 미디어플랫폼 사업부문은 2분기 영업손실 8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했다. 티빙은 2분기 영업손실 240억 원을 냈다.
윤상현 대표는 2024년 기존 커머스 부문과 더불어 엔터테인먼트 부문까지 맡게 되며 티빙과 웨이브 합병을 중요한 과제로 안았다.
티빙은 2020년 CJENM에서 물적분할된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내며 CJENM 연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올해 2분기에도 영업손실 240억 원을 기록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웨이브와 합병될 경우 티빙 영업손익은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개선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티빙은 웨이브와 합병 이후 2027년까지 가입자 15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말의 약 3배 규모다. 이 가운데 절반을 해외 가입자로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해외 시장도 티빙 실적 반등 전략의 중요한 축이다.
티빙은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았다. 올해 안으로 웨이브와 합병하고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진출 목표로 삼은 지역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미국이다. 애플TV+가 티빙에 입점해 있는 것처럼 브랜드관 형식으로 먼저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과 해외 진출 외에도 티빙은 하반기 오리지널 콘텐츠와 프로야구, 통합 요금제 확대 등으로 가입자를 증가시켜 실적을 반등할 계획을 세웠다.
하반기 윤상현 대표의 관심은 티빙에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티빙과 함께 CJENM의 골칫거리였던 피프스시즌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32억 원을 내며 2022년 인수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CJENM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129억 원, 영업이익 286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1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 줄었다.
음악 사업부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8.7% 증가한 영업이익 171억 원을 내며 좋은 성과를 보였지만 티빙을 포함한 미디어플랫폼 사업부문이 영업손실 8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했다.
커머스 사업부문에서도 전체 영업이익에 기여도가 줄었다.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와 오프라인 팝업 등에 비용 투자를 늘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어든 영업이익 214억 원을 기록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