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반덤핑관세와 감산 덕에 2분기 흑자전환 예상, 서강현 구조재편으로 체질 개선 매진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가 중국에서 비롯된 철강 공급 과잉과 내수 부진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미국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설, 고강도 사업재편 등을 통해 경영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가 중국에서 비롯된 철강 공급 과잉과 내수 부진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미국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설, 고강도 구조조정 등을 통해 사업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파업과 봉형강 감산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을 냈는데, 2분에는 봉형강과 고부가가치 제품인 차강판 판매량이 회복되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부터는 중국의 철강 감산, 중국·일본산 열연 반덤핑 잠정 관세 부과 등으로 철강 업황이 더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2분기 계절적 성수기 효과를 누리며,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연속 적자에서 탈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는 날씨가 풀리면서 건설 공사가 활발해져, 전통적으로 봉형강 판매량이 증가하는 시기다. 현대제철이 올해 1분기 공격적으로 봉형강 생산 감축에 들어갔던 만큼 롤마진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롤마진은 철강 완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마진을 말한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봉형강 감산에 따른 영향은 기존 재고로 커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상황에 따라서는 포항 공장 생산 확대를 통해 대응이 가능한데, 2분기는 계절적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1분기보다는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부가 차강판을 포함한 판재류도 파업 등의 영향으로 1분기엔 판매량이 줄었으나, 2분기부터는 판매량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2분기 성수기 정상가동에 따른 판매량 상승, 밀마진(철강 판매가에서 원료비를 차감한 수치) 개선 등을 바탕으로 흑자전환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강 수요의 핵심 품목 가운데 하나인 열연강판의 반덤핑 예비 판정 결과가 7월 말 예정돼 있다. 

열연 수요는 후판의 4배에 달하는 만큼, 중국과 일본산 수입이 제한되면 현대제철은 제품 가격 경쟁력 회복에 따른 내수 수요 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후판이 당국의 반덤핑 예비 판정 이후 수입량이 줄었듯이, 열연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반덤핑 판정 결과를 통해 정상적 시장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반덤핑관세와 감산 덕에 2분기 흑자전환 예상, 서강현 구조재편으로 체질 개선 매진

▲ 철강 수요의 핵심 품목 가운데 하나인 열연강판의 반덤핑 예비 판정 결과가 7월 말 예정돼 있다. 현대제철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현대제철의 열연강판. <현대제철>

서강현 사장은 올해 실적 회복을 바탕으로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에도 나선다.

현대제철은 미국 내 약 58억 달러(약 8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설에 30% 지분을 확보해 참여한다.

대규모 투자지만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포스코그룹 등 전략적 투자자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현대제철의 재무적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약 8억7천만 달러(약 1조3천억 원)를 투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1분기 말 기준 약 2조3천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비율은 80%로 유상증자 없이도 투자가 가능하다”며 “시가 약 1조5천억 원 규모의 현대모비스 지분도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 전기로 일관제철소와 관련해 최근에 조직 인사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사업 체질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 매각, 포항 2공장 무기한 휴업, 임원 급여 삭감,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 등 전방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포항 2공장은 철강업 전반의 장기 침체로 2024년 말부터 이미 가동률이 10%까지 떨어졌는데, 설비 노후화로 추가 투자도 어려운 만큼 구조조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기사업부는 굴삭기 등 건설장비에 들어가는 무한궤도 부품을 생산해왔으나, 국내외 건설경기 침체와 글로벌 수요 부진, 특히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중기 판매량은 2021년 대비 약 65% 감소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기사업부는 경쟁사와 중국 저가 제품 대비 경쟁력을 상실하는 구조적 한계를 맞고 있다”며 “철강 부문의 핵심 사업 역량 강화와 고용 안정을 위해 중기사업 부문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