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금융 신흥국을 가다 캄보디아⑥] 한국수출입은행 소장 최민이 "캄보디아 인프라 구축 지원 통해 기업 진출 도와"](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6/20250619153914_182051.jpg)
▲ 최민이 한국수출입은행 프놈펜 사무소장(왼쪽에서 4번째), 정슬기 부소장(왼쪽 첫 번째)과 현지 직원들이 10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수출입은행 사무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수출입은행 직원인 소장과 부소장, 캄보디아 현지인 직원 5명으로 꾸려진 이 사무소는 한국 정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 실무를 담당한다.
EDCF는 한국 정부가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 지원 및 한국과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1987년 설립한 유상원조 기금이다. 시장 이자율보다 훨씬 낮은 금리와 최대 40년 등 장기 상환 조건으로 대출을 해주는 것으로 공적개발원조(ODA)의 한 종류로 보면 된다.
10일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에 위치한 사무소에서 만난 최민이 소장은 미리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띄우고 캄보디아 EDCF 사업의 역사와 현황을 열심히 설명했다.
캄보디아 EDCF 랜드마크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는 ‘한-캄 우정의 다리’ 건설이 지리적·경제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 사업인지, 메콩강 주변 홍수가 자주 나는 한 지방 도로에 '100% 콘크리트'를 사용한 공법을 처음 적용한 사례가 얼마나 뜻 깊은지를 열정 가득한 목소리로 소개했다.
그동안 캄보디아 지방도로 사업에서는 'DBST 공법'을 주로 사용해왔는데 도로 내구성 강화 및 기후 탄력적 인프라 구축을 위해 EDCF 사업 에서는 처음으로 모든 구간을 콘크리트 공법으로 건설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2022년 1월 한국수출입은행 프놈펜 사무소장으로 부임했다. 그 뒤 3년6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한 해에 3~4개의 EDCF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일반적 수출금융 업무와 다른 어려움이 있지만 그만큼 보람과 성취감을 느낀다고 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EDCF 프로젝트 수요조사와 타당성 조사 등 발굴 단계부터 심사와 승인, 입찰과 진행, 완공과 그 뒤 사업평가까지 모든 단계에서 일정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사업 발굴과 승인 뒤 집행은 수출입은행이 총괄한다. EDCF 차관계약도 캄보디아 정부와 수출입은행이 맺는다.
최 소장은 “한국수출입은행은 캄보디아 개발 수요에 부합하면서 한국의 우수한 엔지니어링 기업, 우수한 시공사가 참여할 수 있는 그런 프로젝트들을 발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금융 신흥국을 가다 캄보디아⑥] 한국수출입은행 소장 최민이 "캄보디아 인프라 구축 지원 통해 기업 진출 도와"](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6/20250619153930_219350.jpg)
▲ 한국-캄보디아 우정의 다리 조감도. 한국-캄보디아 우정의 다리는 EDCF 차관을 통해 진행되는 캄보디아 최대 인프라 사업 가운데 하나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3549km 길이로 건설되는 최초의 사장교다. 메콩강과 캄보디아 톤레삽 강을 지나는 교량으로 건설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의 유신이 주관사를 맡고 수성, 도화, 동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다. <유신>
캄보디아는 한국 EDCF 차관 누적 금액 4위 국가다. 더불어 한국도 캄보디아 내 전체 원조기관 가운데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즉 한국이 가장 많이 원조하는 상위 5개 국가 안에 캄보디아가 들어있고 캄보디아 정부 입장에서도 한국은 대표적 개발 협력 파트너(Development Partner, DP)인 것이다.
최 소장은 캄보디아에 많은 국가와 기관들이 원조를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4등 파트너라는 순위가 굉장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그만큼 오랜 기간, 꾸준하게 캄보디아와 경제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최 소장은 “EDCF와 같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은 일관성 있게, 계획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캄보디아 등 상대 국가 입장에서는 EDCF도 정부 재정의 한 요소이기 때문에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1년 캄보디아를 대상으로 한 첫 EDCF 사업을 승인한 뒤 24년여 동안 꾸준히 유상원조 프로젝트와 금액을 늘려오고 있다.
2025년 6월 기준 한국의 캄보디아 EDCF 프로젝트 누적 건수는 40개, 총 지원금액은 21억5천만 달러에 이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요 프로젝트만도 한-캄 우정의 다리 건설사업(2억4600만 달러) 타크마우 하수처리시설 구축사업 1차(1억2400만 달러) 및 2차(6300만 달러), 지방도로 개선사업 4차 프로젝트(1억2천만 달러) 등이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13년 캄보디아에 주재원을 파견했고 2015년 하반기에 인가를 받아 프놈펜에 사무소를 설립했다.
다른 국가 원조기관들과 비교하면 한국수출입은행 프놈펜 사무소는 규모가 작다. 같은 건물 바로 윗층 사무실에 입주해있는 일본 국제개발협력기구 ‘자이카(JICA)’만 해도 인력이 40명이다.
최 소장은 “저희가 규모가 제일 작기 때문에 엄청 열심히 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직원이 더 적었다. 현지인 직원이 1명이었다. 최 소장은 프롬펜 사무소에 부임한 뒤 기재부에 적극 ‘어필’해 예산을 확보하면서 직원을 3명, 지금은 5명까지 늘려왔다.
◆ EDCF로 한국 중소·중견기업 해외진출 ‘징검다리’ 놓는다
공동의 이익(Mutual Interest).
최 소장은 EDCF 사업은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일방적 원조가 아닌 ‘공동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최 소장은 “대외경제협력기금법 제1조를 보면 EDCF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바로 상대국의 경제사회 인프라 발전을 돕는 동시에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 기회를 만들고 경제협력의 기반을 쌓는 등 상호 이익형 원조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프놈펜 사무소가 EDCF 사업을 수행하는 궁극적 목표도 여기에 있다.
한국 엔지니어링, 시공업계 중소·중견기업들이 EDCF 사업을 발판으로 해외 공사 실적과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최 소장은 “EDCF도 한국수출입은행 수출금융과 더불어 중소·중견기업 지원의 한 수단”이라며 “EDCF 사업이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마중물이 되고 궁극적으로는 EDCF 사업에서 나아가 더 많은 해외시장, 프로젝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K금융 신흥국을 가다 캄보디아⑥] 한국수출입은행 소장 최민이 "캄보디아 인프라 구축 지원 통해 기업 진출 도와"](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6/20250619153921_135314.jpg)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시내에 위치한 한국수출입은행 프놈펜 사무소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원조를 제공하는 국가, 즉 한국의 물자와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조건이 붙어있다는 소리다. 이에 따라 한국수출입은행이 수행하는 캄보디아 EDCF 사업에는 한국 기업만 입찰할 수 있다.
특히 캄보디아는 과거에는 한국 대기업들도 EDCF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EDCF 사업 시공사 대부분이 중소·중견기업이다. 사실상 100% 중소·중견기업이란 설명이다.
한국의 중소·중견 엔지니어링 기업, 시공기업 등은 EDCF 사업의 혜택을 이미 받고 있는 셈이다. 또 한국수출입은행에 EDCF는 수익사업이 아니지만 관련 사업을 낙찰받아 수행하는 시공기업 등에는 EDCF 프로젝트도 똑같은 수익사업이다.
캄보디아는 현재 한국의 EDCF 대상 국가 가운데 지원 규모, 프로젝트 성장률이 가장 빠른 대표적 지역으로 꼽힌다. 최 소장은 아직도 다 못한 EDCF 프로젝트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는 아직 대중교통 인프라도 거의 개발돼 있지 않다.
최 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콜롬비아대 국제관계학 석사, 국립한국해양대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한국수출입은행에 입행했다. 수출입은행에 입사할 당시에는 경제협력기금 업무를 전혀 몰랐는데 2004년 공적개발원조 통계 업무를 맡으면서 이 분야를 처음 알게 됐다.
최 소장은 그 때부터 표준화, 정형화된 수출금융 업무와 또 다른 경제협력 업무에 엄청난 매력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적성에 맞는 업무를 만나 행운이라고까지 느꼈다고 한다.
사업을 발굴하고 설계하고 수행하는 모든 과정이 ‘맞춤형’ 프로젝트로 역동적이고 도전적 과정이 어렵지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세계은행 파견직원 모집 공고가 뜨자 얼른 그 기회를 잡았다. 양자원조 외 다자원조 프로젝트도 경험해보고 싶다는 열정에서였다.
최 소장은 그 뒤로도 수출입은행 경제협력본부, 경협지원실, 경협사업2부 등을 두루 거치며 전문성을 쌓았다. 2022년 캄보디아 프놈펜 사무소장에 취임해 3년6개월 동안 캄보디아 EDCF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