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호주 조선소 '오스탈' 지분 인수에 변수 생겨, 조선소 CEO "정부 승인해선 안 돼"

▲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시에 위치한 오스탈 조선소. <오스탈>

[비즈니스포스트] 호주 정부가 한화그룹의 오스탈 조선소 지분 인수를 승인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선소 최고경영자가 주장했다. 

호주 조선소 ‘오스탈’의 패디 그렉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기업이 인수하는 걸 허용하면 이상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17일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공동 출자한 호주 투자법인 HAA는 지난 3월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를 인수했다. 

지분율을 19.9%까지 늘릴 수 있는 옵션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결정을 앞두고 호주와 미국 정부에 승인을 신청했다.

미국에도 승인을 신청한 이유는 오스탈이 미국 앨라배마주 모바일에 조선소를 운영하면서 미국 해군의 선박을 설계·건조·유지하는 계약 업체이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오스탈을 인수한 뒤 오스탈이 보유한 앨라배마 조선소를 미국 군함의 생산거점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미국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6월10일 한화그룹이 오스탈 지분을 인수해도 좋다고 승인했다. 

이제 호주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 발표가 남은 상황에서 조선소 CEO가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친 것이다. 

오스탈은 지난해 4월에도 한화오션을 통한 한화그룹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던 전력이 있다. 당시 한화오션은 10억2천만 호주 달러(약 9천억 원)를 인수 금액으로 제안했다.
 
패디 그렉 CEO는 “오스탈은 호주 군함 현대화에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며 “중국이 태평양으로 해군력을 확장하는 걸 고려하면 호주의 조선 역량 강화 의지를 꺾는 조치”라고 입장을 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FIRB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지분 확대나 인수를 막아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