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스페인 수처리 회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파르나스호텔 매각 추진에 이은 조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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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창수 GS그룹 회장 |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최근 계열사 사장들에게 선택과 집중을 강력히 주문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27일 “HSBC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하여 자회사인 GS이니마(Inima)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GS이니마는 스페인에 있는 세계 10위권 수처리회사다. GS건설은 3년 전 이 회사를 인수했다.
GS건설이 이니마를 시장에 내놓은 것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GS건설은 지난해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GS건설은 임병용 사장이 취임한 뒤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저가수주를 하지 않는 전략으로 2분기에 영업이익 111억 원을 내 흑자전환에 겨우 성공했다.
하지만 2012년 4분기부터 6분기 동안 이어진 적자행진으로 GS건설의 부채비율은 매우 높아졌다. 지난 6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5천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은 243%로 높다.
GS그룹은 현재 파르나스호텔 매각을 진행중인데 이를 통해 7천억 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건설은 파르나스호텔 매각이 완료되면 곧장 이니마 매각작업에 착수해 최소 3천억 원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렇게 되면 모두 1조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허창수 회장 이하 최고경영진이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최선의 방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니마는 팔기 아까운 매물이지만 회사의 회생을 위해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허창수 회장은 지난달 9일 열린 3분기 GS그룹 임원모임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못지않게 어떤 것을 포기하는가를 결정하는 것도 전략적 의사결정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적이 있다. 이는 GS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라는 요구였다.
GS건설은 국내 건설업의 침체를 겪으며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1년 이니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국내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홍콩과 브라질기업도 인수전에 참여했다. GS그룹은 이들과 반년 동안 경쟁한 끝에 이니마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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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사장 |
GS건설은 당시 1조3천억 원의 여유자금이 있었다. 이 중 2800억 원을 투자해 이니마 지분 80%를 인수했다. GS건설은 이니마의 수처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수처리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GS건설은 지난 3년 동안 이니마를 경영하면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부 자산매각과 배당 등을 통해 약 400억 원을 회수했으나 수주실적은 미미했다.
올해 들어 북아프리카에서 3건의 수처리사업과 브라질 주정부의 하수도 통합관리사업을 수주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인수합병업계 관계자는 “이니마가 최근 브라질 하수도 통합관리사업을 수주하는 등 GS그룹의 경영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시점”이라며 “이런 시점에 매각작업이 시작되면 업계의 예측인 3200억 원 이상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