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보험사들이 올해도 주요 미래 먹거리인 ‘펫보험’ 시장 진출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새해에 들어서자마자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신상품을 출시하고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하는 등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0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23일 새로운 펫보험 보장의 혁신성을 인정받아 배타적사용권을 6개월 부여받았다.
DB손해보험이 이번에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보장은 반려동물 무게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는 반려인들의 수요에 맞춘 것이다.
반려인들은 대형견, 중형견, 소형견 등 반려동물 크기마다 다른 합리적 보험료 책정을 요구해 왔다. 대체로 반려동물 크기가 크고 무거울수록 치료비가 많이 책정되기 때문에 동일한 보험료를 내는 건 비합리적이어서다.
배타적사용권은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가 새로운 제도 및 서비스, 위험담보 등 소비자를 위한 창의적 상품에 일정 기간 독점 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일종의 ‘보험업계 특허권’으로 불린다.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펫보험을 미래 수익원으로써 직접적으로 언급한 만큼 DB손해보험은 전보다 더 펫보험 시장 점유율 확보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신년사에서 “요양사업, 펫보험, 인공지능(AI) 디지털 기술 활용, 해외사업 확대 등 신규사업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은 새해가 된 지 보름 남짓 지난 16일 대한수의사회와 공동으로 기획한 펫보험 특약 ‘개 물림 보상보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펫보험 시장 선두 주자인 메리츠화재 역시 상품 경쟁력을 높이며 점유율 유지에 공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화재는 2018년 보험업계에서 가장 먼저 펫보험을 선보이며 50% 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DB손해보험 등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펫보험 시장에 적극 진출하자 점유율이 소폭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신상품 출시 등으로 펫보험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유지하고자 힘쓰는 모습이다.
메리츠화재는 20일 유병력 펫보험을 시장에 새로 선보였다.
치료 이력이 있는 반려동물도 가입할 수 있게 한 펫보험은 업계 최초라 이목을 끌었다. 많은 반려인은 반려동물이 나이가 들며 고가의 동물병원 입원비 등이 발생할 때 처음 펫보험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다른 대형 손해보험사들도 미래 먹거리로서 펫보험에 힘주고 있다.
삼성화재가 지분투자한 펫보험 특화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 ‘마이브라운’은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 예비허가를 통과해 본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브라운은 상반기 안에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은 보험업 디지털화 촉진 등을 위해 2021년 6월 보험업법령에 도입됐지만 아직 본 허가가 나온 사례는 없다. 마이브라운이 본허가를 받으면 최초의 소액단기보험사가 된다.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도 펫보험을 꾸준히 판매하며 장기적 수익원으로서 놓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반려가구가 늘어나며 펫보험 수요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이 농림축산식품부의 2024년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바탕을 두고 추산한 국내 반려동물 양육 비율은 약 28.6%다. 이는 2010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대치다.
또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고 오래 키우는 경우가 늘며 고령의 반려동물 보호를 위해 펫보험을 알아보는 반려인도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반려인은 “키우는 고양이가 나이가 들어 병원비가 많이 나가다 보니 펫보험을 알아보게 됐다”며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등에서 제공하는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보며 적절한 보험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국내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약 1.7%로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저조했다. <보험연구원>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국내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약 1.7%로 스웨덴(40.0%) 영국(25.0%) 미국(2.5%) 등과 비교했을 때 낮았다.
손해보험사들은 반려가구 수는 계속 늘고 있지만 보험 가입률은 아직 저조하다는 점에서 펫보험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블루오션’으로 꼽아왔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