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소아용 21가 폐렴구균 백신 상용화에 다가서고 있다.
안재용 사장은 21가 백신을 뛰어넘는 차세대 백신과 미개척 시장인 성인용 백신 개발도 준비하고 있어 이번 글로벌 임상3상 결과가 SK바이오사이언스 폐렴구균 백신 개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소아용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 ‘GBP410’이 임상3상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GBP410은 지난해 12월 호주에서 임상3상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 1월 국내(14일)와 미국(17일)에서도 임상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임상3상은 수천 명 이상의 대상자를 모집해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최종적으로 검증하는 단계다. 해당 후보물질은 1상과 2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상용화를 위한 마지막 관문에 도달했다.
이번 임상이 성공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성인용 및 차세대 소아용 백신 개발 자원 확보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이에 안 사장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3상 계획 승인은 GBP410의 개발에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1가 폐렴구균 백신 개발에 10년 이상 공을 들여왔다. 2014년 사노피와 폐렴 백신 공동 개발 및 수출 계약을 체결한 이후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를 지속했고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재 21가 폐렴구균 백신 상용화를 대비해 증축 공사 중인 안동 L하우스는 올해 5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해당 시설은 임상 시료 생산뿐 아니라 상업화 물량 생산을 위한 핵심 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안 사장이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배경에는 폐렴 백신이 상용화될 시 해당 백신이 연 매출 1조 원 이상을 올리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품목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자리한다.
폐렴구균 백신은 고가(프리미엄) 백신으로 분류되며 시장 규모도 크다.
▲ 글로벌 의약품 통계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시장은 2028년 약 14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의약품 통계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시장은 2024년 11조9천억 원에서 2028년 14조2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선두주자인 화이자의 프리베나 제품군은 2023년 매출 약 8조8400억 원(64억 달러)에 이른다.
안 사장은 폐렴구균 백신 가운데 예방 범위가 가장 넓다는 강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14조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21가 백신은 현재 임상3상에 진입한 소아용 백신 가운데 가장 많은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임상3상의 결과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차세대 백신 개발을 추진하는 데에도 중요한 지표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와 2024년 12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을 위한 확장 개발 계획을 체결하고 선급금 5천만 유로(약 755억 원)을 수령했다.
해당 계약은 21가 백신보다 더 넓은 예방 범위를 제공하는 소아용 백신과, 아직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성인용 백신 개발을 뼈대로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성인용 백신도 소아용 백신과 중복되는 혈청형이 있을 수 있어 21가 백신 임상3상 중간결과에 따라 성인용 백신 개발이 수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소아용 폐렴구균 백신 시장 점유율(80%)이 압도적으로 크지만 안 사장은 고령층에서 폐렴구균 감염 증가로 성인용 폐렴구균 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쟁 제품인 화이자의 프리베나와 머크의 박스뉴반스는 모두 소아용과 성인용 백신을 갖고 있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도 성인용 백신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고령층에서 폐렴구균 관련 질병 감염률과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어 성인용 백신 시장 역시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