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미국 의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기후변화는 실존하는 위협이지만 호들갑 떠는 것보다 느리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이번에 로스엔젤레스에서 많은 주택들을 유실하게 한 화재 원인은 초기 진압을 저해한 지나치게 강력한 규제와 제때 소화에 필요한 물을 전달하지 못한 지방정부의 나쁜 거버넌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 최고경영자와 달리 학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화재가 커진 데에는 기후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마이클 회프너 롤렌스버클리 국립 연구소 선임 과학자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서부에서 화재율 증가 원인은 기후변화"라며 "(머스크의 발언은) 다소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등 기상 기관들에 따르면 이번 화재의 중심지가 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퍼시픽 팰리세이드 일대는 지난해 10월부터 1877년 이래 가장 심각한 가뭄을 겪었다. 여기에 지난해 발생한 고온 현상이 겹쳐 일대 전역에 걸쳐 초목들이 극도로 메마른 상태였다.
뉴욕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캠프 측에서 이번 화재를 캘리포니아주와 민주당 진영을 공격할 정치적 빌미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방제 국가인 미국은 개별 주가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재난의 책임을 주 정부에 있는 것으로 몰아가 연방정부 영향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캘리포니아주가 제정한 민물고기 보호 정책이 이번 화재 진압용수 조달을 어렵게 만든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지적이 사실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피터 겔릭 태평양 연구소 창립자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의 주장은 말도 안되는 헛소리"라며 "캘리포니아의 물 정책과 멸종위기종 보호 정책은 소방수들이 사용할 진압용수 공급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캘리포니아주 남부 일대 저수지 수량은 오히려 평년 대비 많은 편이었고 물 부족 같은 건 없었다"며 "진짜 문제는 도심지 내 물 공급 시스템이 이 정도로 큰 화재를 진압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