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프로 차기작 포기하나, 삼성 LG '올레도스' 디스플레이 전망 불투명

▲ 애플이 고가 확장현실 헤드셋 비전프로 후속제품 출시 계획을 백지화하고 보급형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공간 컴퓨터’로 정의한 프리미엄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의 후속모델 출시를 포기하고 중저가 제품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계기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일본 소니가 개발한 고가 디스플레이 올레도스(OLEDoS)의 시장 개화도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9일 디인포메이션과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비전프로 차기 제품 개발을 중단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디인포메이션은 비전프로 핵심 부품 공급업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런 사실을 전하며 가격을 크게 낮춘 보급형 헤드셋 개발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지난 2월 미국시장에 출시한 비전프로는 3499달러(약 483만 원)부터 판매되며 시력 교정용 렌즈 등 주변기기의 가격도 비싸 시장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헤드셋의 착용감이나 무게, 배터리 지속시간 등 편의성은 물론 비전프로 전용 앱과 콘텐츠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사업 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애플은 비전프로가 아이폰을 이을 차세대 주요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러나 초기 시장 반응을 고려해 중저가 제품 개발에만 집중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성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이 실제로 비전프로 후속 제품 출시계획을 백지화한다면 관련 부품을 책임지고 있거나 공급을 추진하고 있던 여러 협력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디스플레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전프로가 현재 차세대 올레도스 디스플레이의 사실상 유일한 공급처로 꼽혔기 때문이다.

올레도스는 스마트폰용 올레드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해상도와 화소 밀도 등을 크게 끌어올려 눈에 착용하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기기에 적합하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비전프로 전체 원가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될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이지만 활용처도 비전프로와 같은 고가 제품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소니는 현재 비전프로에 적용되는 올레도스 디스플레이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소니를 뒤따라 올레도스 시장에 진출을 노리며 비전프로 차기 제품에 탑재를 목표로 기술 개발과 시설 투자 등에 집중하고 있다.
 
애플 비전프로 차기작 포기하나, 삼성 LG '올레도스' 디스플레이 전망 불투명

▲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도스(OLEDoS) 디스플레이 시제품.

올레도스는 중국 경쟁사들이 따라잡기 어려운 데다 수익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돼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차세대 주요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아 왔다.

애플이 비전프로를 마지막으로 고가의 확장현실 헤드셋을 출시하지 않는다면 가장 중요한 잠재적 고객사가 사라지며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퀄컴 및 구글과 협력해 확장현실 제품 개발 및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메타 역시 LG전자와 협력해 차세대 확장현실 기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비자 수요 확인에 ‘첨병’ 역할을 했던 애플 비전프로의 실패로 고가 확장현실 헤드셋 시장의 전망이 어두워진 만큼 이들 기업의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

LG전자는 이미 메타와 협력해 사업화를 추진하던 확장현실 헤드셋 개발인력을 다른 부서에 재배치하며 사업화 목표 시점을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올레도스 디스플레이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애플이 보급형 확장현실 기기에 올레도스를 채용할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비전프로 대비 가격을 크게 낮춰야 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는 쉽지 않은 선택지로 꼽힌다.

로이터는 “애플은 지난해부터 비전프로 후속 제품에 우선순위를 낮춰왔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부품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에 역량을 더욱 집중해 왔다”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미국 디스플레이 전시회에서 나란히 올레도스 신기술을 선보이며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확장현실 등 분야에서 경쟁력 강화에 의지를 보였다.

올레도스가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성장동력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으려면 생산 단가 인하와 기술 활용처 확대, 안정적인 고객사 확보 등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비전프로를 대신할 보급형 제품의 가격을 1500~2500달러 안팎으로 책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전프로에 적용되었던 일부 기능을 제외하고 성능 등 사양을 낮추는 대신 무게와 크기, 편의성 등을 개선해 본격적인 대중화를 노리는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원 기자
 
애플 비전프로 차기작 포기하나, 삼성 LG '올레도스' 디스플레이 전망 불투명

▲ 애플 비전프로 홍보용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