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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 |
이번 순서는 명품이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이 취임 이후 대규모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다. 31일 동안 진행된 정기세일이 끝난 지 열흘 만에 역대 최대규모의 명품세일을 진행한다.
업계1위 롯데백화점을 따라 다른 백화점들도 연이어 대규모 세일행사를 진행하면서 가격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 정기세일 끝내고 명품할인행사 진행
롯데백화점은 6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총 200여 개의 수입브랜드가 참여하는 ‘해외명품대전’을 연다고 4일 밝혔다. 이 행사는 매년 2월과 8월 두 번 열리며 단일행사 중 가장 큰 규모의 해외패션 할인전이다.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규모다. 투입되는 물량은 1천억 원 규모로 지난해 행사에 투입된 400억 원의 2.5배다. 참여 브랜드도 200여 개로 지난해보다 110여 개 늘었다.
규모가 커지면서 행사장소도 바뀌었다. 롯데백화점은 고객들이 몰릴 것을 대비해 첫 행사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진행한다. 지난해 장소인 롯데백화점 본점 9층보다 165㎡ 넓다.
신상품의 비중도 늘어났다. 이월상품만 판매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올해 출시된 상품비중을 최대 50%까지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단일행사로 가장 비싼 경품도 준비했다. 추첨을 통해 5천만 원 상당의 수입차(캐딜락 ATS럭셔리)를 증정한다.
◆ 물량공세, 언제까지 통할까
이 사장은 취임 이후 공격적으로 물량공세에 나서고 있다.
그는 취임 후 맞이한 첫 정기세일에서 국내 유통업계 사상 최대금액인 총 13억5천만 원의 경품을 내걸었다.
세일 초반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던 실적은 후반 들어 마른 장마가 이어진 날씨와 대규모 물량공세의 영향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까지 진행한 여름 정기세일기간에 얻은 매출은 지난해 여름 정기세일보다 8.4% 증가했다. 화제를 모은 10억 경품 행사에 서울 본점에서만 38만 장, 모든 점포에서 약 300만 장의 응모자가 몰려 상당한 호객효과를 거뒀다.
특히 하루 동안 진행한 ‘한여름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서 하루 물량 최대규모인 60억 물량의 바캉스 이월 상품을 30~80% 할인 판매했다. 이 행사는 하루 동안 1만2천 고객들이 다녀갔고 10억 원의 매출을 냈다.
공격적 물량공세가 실적 선방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이자 이 사장이 명품할인대전 역시 ‘물량공세’ 카드를 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을 시작으로 다른 백화점들도 명품할인행사를 시작한다. 다른 백화점 역시 할인율을 최대 80%까지 높였고 이월상품만 판매한다는 고정관념을 뒤집고 신상품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업계1위 롯데백화점을 시작으로 대형 백화점들이 세일경쟁에 몰입하면서 가격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대형 백화점 3사가 지난해 진행한 세일기간은 101일이다. 수시로 세일을 진행해 소비자들에게 ‘제값주고 사면 바보’라는 인식을 퍼뜨리고 있다.
특히 45%로 독보적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롯데백화점이 세일을 주도하면서 다른 백화점들도 이를 따라가고 있다. 2012년 롯데백화점을 시작으로 여름세일이 기존 17일에서 31일로 늘어났다.
롯데백화점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11.6%, 2012년 9.5%, 지난해 8.5%로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