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도시 두바이에 쏟아진 홍수, 영미권 전문가들 “기후변화 영향 유력”

▲ 영국과 미국의 기후전문가들이 두바이에서 발생한 홍수가 기후변화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7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발생한 홍수 때문에 침수된 차량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강타한 강력한 홍수가 기후변화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각) 로이터와 악시오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영국과 미국 기후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두바이 홍수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콜린 콜쟈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기후과학자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기후변화 영향으로 (걸프만 일대의) 습도가 증가해 태풍이 내리는 비의 양을 크게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4일부터 오만에 비를 내리기 시작한 태풍 전선은 두바이에도 16일부터 영향을 미쳐 24시간 동안 160mm에 가까운 비가 내렸다.

사막 기후에 속하는 두바이는 그 특성상 홍수 대비가 부족한 편이다. 이번 홍수로 교통편 마비, 공공기관 폐쇄, 항공편 운항 중단 등이 이어져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현재 두바이는 도시 기능을 모두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복구 작업이 모두 종료될 때까지 시민들은 자택에서 나오지 말 것을 권고했다.

원래 18일(현지시각) 자정으로 예정됐던 두바이 국제공항 재개장도 복구 작업이 지연돼 오전 9시로 밀렸다. 그동안 아랍에미리트 당국은 공항에 갇힌 승객들을 대상으로 한 식량 배급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걸프만 일대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과 습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향후 강력한 홍수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니엘 스웨인 로스엔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UCLA) 기후과학자는 악시오스를 통해 “두바이와 아라비아반도에서 발생한 기록적 폭우의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각에서는 아랍에미리트 당국의 구름 씨앗(cloud seeding) 프로젝트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는데 그것보다는 기후변화가 매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구름 씨앗이란 요오드화은 등 화학물을 대기 중에 살포해 인공강우를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실험하고 있으나 아직 유의미한 성공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아랍에미리트 정부 내에서 구름 씨앗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부처가 홍수와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고 전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