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본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유럽의회.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화석연료 기업들에게 악용당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국제 조약에서 탈퇴하기로 결의했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1998년 가입한 ‘에너지 헌장 조약(ECT)’ 탈퇴에 합의했다.
현재 탈퇴안은 회원국 장관들이 협의를 끝냈고 유럽의회 표결에 부쳐진다.
로이터는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유럽의회가 탈퇴안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유럽연합은 ECT 탈퇴를 지난해 7월부터 추진해왔으나 키프로스와 헝가리 등 일부 국가들이 반대하며 협상이 지연됐다.
이들 국가들은 조약 잔류를 희망한 것은 물론 조약을 개정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 내부 관계자는 “ECT 개정을 원하는 회원국들은 유럽연합이 ECT를 탈퇴하기 전인 5월에 이를 수용하는 제안을 협의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일본 등 일부 국가 에너지 기업들이 유럽연합 내에서 정책 개정 등으로부터 사업을 보호받을 수 있는 기간을 20년에서 10년으로 단축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에너지 헌장 조약은 유럽연합과 러시아 등 53개국이 가입한 조약으로 에너지 안보와 국제 협력을 목표로 한다. 가입국 국가 정책이 같은 가입국 기업 활동에 손실을 입히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석연료 기업들이 악용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유럽연합 고위 관계자는 “ECT는 그동안 유럽연합의 기후대응 노력을 저해해왔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