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1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대형 해양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영국 석유기업이 9월 안에 멕시코만의 해양프로젝트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데 조선3사가 겪고 있는 극심한 수주가뭄 속에 단비와 같다.
조선3사 가운데 한 곳이 이 프로젝트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데 수주를 할 경우 경영정상화에 탄력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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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영국 석유기업 브리티시페트롤럼(BP)이 멕시코 만 ‘매드독2’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이르면 9월 선정한다.
브리티시페트롤럼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3사를 비롯해 중국과 싱가포르 지역의 기업들을 매드독2 프로젝트의 후보자로 검토하며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브리티시페트롤럼이 최근 수주후보군을 한국 조선3사로 압축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티시페트롤럼은 한국 조선3사를 대상으로 사업예산의 10% 정도를 감축하는 것을 조건으로 수주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드독2 프로젝트는 브리티시페트롤럼이 멕시코만의 심해유전을 개발하기 위한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를 발주하는 사업으로 프로젝트 규모만 모두 10억 달러에 이른다.
브리티시페트롤럼은 애초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면 채산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해 이 사업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유가가 급락하면서 사업추진을 중단했다. 하지만 브리티시페트롤럼이 사업규모를 기존 20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축소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업추진이 재개됐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극심한 수주난을 겪고 있는데 이번 발주는 가뭄 속 단비나 마찬가지다.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석유기업들이 해양프로젝트 사업추진을 연기해 올해 조선3사는 일감을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조선과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19억4100만 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주가 65%나 급감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실적이 전무하다. 대우조선해양도 상선부문에서만 8억8천만 달러를 수주했고 해양부문에서 수주실적이 없다.
조선3사 가운데 한 곳이 매드독2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단번에 10억 달러의 신규수주를 기록하게 돼 일감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물론 경영정상화 작업을 추진하는데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브리티시페트롤럼이 국내 조선3사의 한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세부협상을 통해 내년 상반기에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감부족 현상에 시달렸던 조선3사가 일정부분 수주가뭄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