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부문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패션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주력사업인 패션부문을 정리하려는 SK네트웍스 측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일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부문 영업양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20일 밝혔다.

  현대백화점과 SK네트웍스, 패션사업 사고팔기 '윈윈'  
▲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왼쪽)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SK네트웍스는 오브제, 오즈세컨, 루즈앤라운지 등 자체 브랜드와 타미 힐피거, DKNY, 캘빈 클라인 등 해외 브랜드를 포함해 12개 패션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패션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SK네트웍스 전체실적에서 패션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 SK네트웍스는 정보통신과 E&C(에너지·렌터카), 패션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패션부문은 2015년 매출 5652억 원, 영업이익 164억 원을 냈다. 2014년보다 매출은 0.2%, 영업이익은 50.9% 줄었다.

2015년 전체매출이 20조3558억 원, 영업이익이 1930억 원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패션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 기여도는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SK네트웍스는 주력사업이 아닌 패션부문을 매각해 사업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실탄'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패션업황이 부진해 패션사업 수익을 늘리기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패션사업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렌탈사업에 베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차량렌탈사업을 하고 있는데 동양매직을 인수해 생활가전까지 렌탈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패션사업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패션기업 한섬을 인수했는데한섬은 패션업계 불황에도 나홀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섬은 매출이 2012년 4963억 원에서 2014년 5100억 원, 2015년 6168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7천억 원을 무난히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섬은 최근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명품관에 한섬 브랜드 전용몰인 ‘더한섬’을 연 데 이어 20년 만에 여성복 브랜드를 선보이고 중국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 아울렛, 홈쇼핑 등 든든한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어 패션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며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패션부문에서만 연매출 1조 원대를 내는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패션사업에서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곳은 삼성물산과 LF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