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충북도와 추진하려던 항공정비 산업단지 조성사업에서 발을 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아시아나항공은 26일 충북 경제자유구역청에 청주 항공정비(MRO)산업단지 조성사업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청주 항공정비사업 뒤늦게 발빼 논란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국토교통부는 2015년 1월 항공정비산업 육성정책을 발표하면서 항공정비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과 지자체에 예산지원 및 세금감면 등의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그 뒤 경남도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충북도와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계획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경남도와 한국항공우주산업 컨소시엄은 올해 7월 사천시 사천읍 용당지구를 중심으로 1단계 3만여 ㎡의 부지에 항공정비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경남도와 한국항공우주산업 컨소시엄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충북도와 아시아나항공 컨소시엄도 곧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사업포기 의사를 전달하기 직전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충북도는 차일피일 시간만 낭비한 셈이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7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지시로 사업성 재검토에 들어갔지만 1년이 넘는 시점까지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았다.

충북도의 관계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7월 국토부와 항공업계 관계자의 간담회에서 항공정비 산업단지 조성사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금호타이어와 금호고속 인수 등 그룹 현안이 산적해 있어 필요 시 그룹 지원에 나설 가능성을 고려해 막판에 사업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업성을 고려해야 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해외 항공정비 전문회사와 면밀히 검토해왔다”며 “그러나 사업성이 없다는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아시아항공의 사업포기로 원점에서 다시 사업을 추진해나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충북도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투자한 금액은 32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시 항공정비 조성단지사업에 불참 통보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도민의 기대를 충족시켜드리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아시아나항공의 불참통보가 충북도의 사업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항공정비사업은 앞으로도 지속 추진하겠다”며 “사업범위를 항공정비사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항공물류, 항공서비스, 항공부품제조업 등 항공관련 산업 전반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하고 재정립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사업계획서 제출기한을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경남도와 KAI 컨소시엄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재점검하는 등 사업유치 경쟁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정비 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해외물량 유치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면밀한 검토를 거쳐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