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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3분기 비수기에도 매출 꺾이지 않았다, 재고자산 증가는 부담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2-11-20 16: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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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주요 패션기업의 실적이 비수기에도 멈출 줄을 모르고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받은 패션기업들이 2021년에는 보복소비 풍조에 힙입어 호실적을 낸 데 이어 올해는 거리두기 전면해제에 따른 외출 증가로 선전하고 있다.
 
패션업계 3분기 비수기에도 매출 꺾이지 않았다, 재고자산 증가는 부담
▲  비수기인 3분기에도 패션업계는 거리두기 전면해제에 따른 외출복 수요의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4분기 실적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고자산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사진은 18일 서울의 한 백화점의 의류 코너. <연합뉴스> 

20일 업체 발표 자료를 종합한 바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LF 등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일제히 증가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출 4710억 원, 영업이익 290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5.6%, 영업이익은 70.6% 늘어났다. 

빈폴, 구호 등 자체 브랜드와 아미, 메종키츠네 등 해외 새 명품 브랜드가 MZ세대를 중심으로 고루 인기를 끌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5년 합병 이후 처음으로 연 매출 2조 원 돌파가 점쳐진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2년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3875억 원, 영업이익 387억 원을 거뒀다. 이는 2021년 3분기보다 매출은 10.6%, 영업이익은 71.0% 각각 증가한 것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실적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브루넬로 쿠치넬리, 크롬하츠, 알렉산더왕 등 수입 브랜드의 판매가 늘어나고 신상품의 정가판매율이 늘어난데 힘입어 큰 폭의 영업이익 신장을 달성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60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920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계열사 한섬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414억 원, 영업이익 326억 원을 냈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15.2% 영업이익은 2.5% 각각 늘어난 것이다.

한섬은 높은 가격대의 남성복과 여성복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다만 한섬은 3분기 중 ‘랑방블랑’, ‘아워 레기사’ 등 신 브랜드 출시로 마케팅비가 늘어나며 영업이익은 증권업계의 기대를 밑돌았다.

닥스, 헤지스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LF 역시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 LF는 올해 3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2735억 원, 영업이익 86억 원을 냈다. 1년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5.7%, 영업이익은 59.7%가 증가했다.

패션업계의 선전은 특히 백화점 채널에서 두드러졌다.

3분기는 간절기라는 특성상 패션업계에서는 비수기로 꼽히는데다 올해는 기록적인 폭우까지 겹쳤지만 백화점에서는 의류판매가 오히려 늘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9월 백화점의 카테고리별 매출 성장률(전년 동월대비)을 살펴보면 여성정장(31.3%), 남성의류(20.2%)가 증가했고 가정용품(14.3%) 식품 (12.8%)은 각각 감소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소비 침체우려가 팽배하지만 고급상품 유통채널의 대표주자인 백화점은 전체 유통업계와 다르게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고소득 계층의 현금흐름 개선은 고급상품 유통시장 실적흐름에 기여하는 등 부의 양극화에서 비롯된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봤다.

다만 4분기를 두고는 시선이 엇갈린다.

단가가 높은 가을·겨울(F·W) 시즌 상품 매출이 늘어나는 4분기는 통상 패션업계의 성수기이지만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고물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실질구매력이 감소하고 가계 부채부담이 가중돼 소비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소비주에 대한 매력이 약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섬유·의복 업종도 자유롭진 않다”고 봤다.

한국은행의 소비자 동향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올해 10월 88.8을 기록했다. 소비자동향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과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낮을 경우에는 과거 평균보다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실제로 주요 패션기업의 재고자산은 쌓이고 있다.

이들의 3분기 말 연결 기준 재고자산 현황을 살펴보면 한섬은 5596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1.5%,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221억 원으로 28.4% 늘었다. LF(별도기준)는 3442억 원으로 41.5%가 불었다.

재고자산은 패션기업들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팔리지 못한 재고는 추가 관리비용 지출로 이어진다. 특히 유행이 지나 상품가치가 낮아진 제품은 처분이 쉽지 않아 재고자산 관리가 까다로운 편이다.

박 연구원은 “성장을 위해선 신규 시장 진입이나 신규 유통채널 확보 등으로 소비 공백을 보완해야 하고 할인율 축소나 보수적인 재고 평가 등으로 비용 관리에 엄격해야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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