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앞으로 10년 뒤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인은 결국 세계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입지와 정치적 영향력 등에 달려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등 핵심 사업이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에서 주도하는 세계 시장 판도 변화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삼성전자의 반도체 등 핵심 사업 경쟁력이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과 중국의 대립, 한국의 세계적 입지 등 요소에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 반도체 웨이퍼 이미지. |
대만 IT전문지 디지타임스의 황친융 사장은 15일 기고문을 통해 앞으로 10년 동안 삼성전자가 겪게 될 여러 외부 변수에 관련해 조명하는 분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대만 부품업체들의 최대 고객사이자 가장 중요한 반도체 공급사인 만큼 삼성전자의 변화가 대만 경제에 미칠 영향도 상당하다고 바라봤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삼성전자는 전 세계 기술과 브랜드, 생산 능력 측면에서 모두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며 “그러나 기업가치는 크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바라봤다.
그는 삼성전자가 1천억 달러에 이르는 현금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해 이런 약점을 해소하려 할 수 있지만 이보다 중요한 변수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 경쟁을 본격화하면서 미래 산업 지형도를 다시 그리고 있어 삼성전자의 성공 방식도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황 사장은 삼성전자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경쟁환경이 과거 일본이나 대만 경쟁사와 대결하던 상황과 매우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앞으로 첨단 기술 시장 판도는 결국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의 정치적 싸움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한국과 일본, 대만 모두 두 강대국의 영향력에 맞설 만한 국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결국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앞으로 사업기회를 얻으려면 국력에 기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충분한 입지와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야만 삼성전자도 사업전략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황 사장은 삼성전자가 변화하는 세계 산업환경에 맞춰 기존의 수직계열화 사업구조를 벗어나는 체질개선에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10년 동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안고 있는 과제는 브랜드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일과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황 사장은 앞으로 디지타임스에 추가로 기고문을 내고 앞으로 세계에서 일어날 다양한 변수들이 삼성전자의 미래에 미칠 영향을 더 세부적으로 파악해 분석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기고문을 낸 황 사장은 대만 IT업계와 반도체 분야에서 30년 넘는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로 꼽힌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