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아이폰7에 듀얼카메라를 공급해 실적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애플이 새로 내놓을 ‘아이폰7’ 시리즈에 듀얼카메라를 예상보다 많이 탑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플에 카메라부품 공급비중이 높은 LG이노텍이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
|
|
▲ 박종석 LG이노텍 사장. |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20일 “LG이노텍의 주 고객사가 하반기에 듀얼카메라 스마트폰 출하비중을 예상보다 크게 늘릴 것”이라며 “LG이노텍은 미국 거래선에 카메라모듈 공급량이 늘어 영업이익도 크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이노텍은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며 올리는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3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 연구원은 LG이노텍이 하반기부터 애플에 공급할 카메라모듈 출하량이 기존 1천만 대에서 2천500만 대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듀얼카메라는 카메라모듈 자체가 2개인 데다 단일카메라보다 평균 판매단가도 최소 3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LG이노텍이 올해 하반기에 영업이익 914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 예상치는 삼성증권의 기존 전망치보다 24.8% 늘어나는 것이다.
애플이 듀얼카메라 부품을 더 많이 필요로 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애플이 올해 9월에 출시할 아이폰7시리즈 가운데 ‘아이폰7플러스’에도 듀얼카메라를 탑재할 것이란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업계는 애플이 새로운 라인업인 ‘아이폰7프로’에만 듀얼카메라를 적용할 것으로 관측해 왔다. 애플은 9월에 내놓을 아이폰시리즈를 주력인 ‘아이폰7’ ‘아이폰7플러스’와 고사양인 ‘아이폰7프로’ 등 세가지 라인업으로 개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전문가로 불리는 밍치궈 KGI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아이폰7프로뿐 아니라 아이폰7플러스 라인업도 듀얼카메라를 탑재할 것”이며 “듀얼카메라 성능을 위해 차별화된 시스템도 아이폰7플러스에 적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사업의 부진으로 1분기에 실적이 저조했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6S의 판매부진에 영향을 받아 1분기에 카메라모듈사업이 6년 만에 적자전환했고 회사전체 영업이익도 4억 원에 그쳤다.
아이폰6S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카메라모듈에서 해외전략고객의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2분기 들어 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
|
▲ LG이노텍이 LG전자 스마트폰 'G5'에 공급한 듀얼카메라. |
하지만 하반기부터 애플에 듀얼카메라 공급량을 크게 늘린다면 LG이노텍의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통상적으로 9월에 아이폰을 출시하기 위해 7월부터 부품사들에게 관련 부품을 납품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은 애플의 과거 아이폰 판매량 추이를 보면 ‘플러스’ 라인업의 비중이 30% 이상이었다며 아이폰7의 판매량을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듀얼카메라 스마트폰 출하량은 2천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이노텍 주가는 20일 전일보다 6.62%(5100원) 오른 8만2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이노텍이 애플에 듀얼카메라 공급을 늘릴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이노텍은 아직까지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애플의 동향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애플 때문에 울고 애플 때문에 웃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