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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잃어버린 면세점사업을 되찾아올 기회를 잡았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의 경영일선에 복귀해 분위기 반전에 주력하고 있는데 워커힐면세점 특허를 탈환할 경우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월드타워점면세점 사업권을 되찾을 경우 면세점사업에서 천군만마를 얻게 된다.
그러나 새 사업자로 선정되기까지 적게 잡아도 6개월 동안의 영업정지 기간에 수백억 원의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최신원, SK네트웍스 분위기 반전시킬까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특허를 다시 찾아오기 위해 총력태세에 돌입했다.
SK네트웍스는 “호텔 54년, 면세점 24년의 운영기간 중 축적된 경험과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해 면세점 특허를 반드시 재획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 면세점 특허 탈환작업은 최신원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으로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최 회장은 최종건 창업주의 차남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이다. 그는 지난해 3월 SKC 경영에서 물러난 뒤 사회공헌활동에 매진하다 1년 만에 SK네트웍스 대표이사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최 회장은 상사부문과 호텔·면세점사업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첫 출근길에 “한 번 손에 쥐었던 것을 놓아본 적이 없다”며 “면세점사업을 어떻게 내놓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워커힐면세점의 매출은 지난해 2874억 원으로 SK네트웍스 전체 매출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매장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매출이 성장세에 있기 때문에 면세점사업권을 다시 따 낼 경우 매출 기여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부터 1천억 원을 투자해 면세점 면적을 기존 1400 평에서 3천 평으로 2.5배 늘리는 공사를 진행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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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
최 회장은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SK네트웍스의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도 면세점사업권을 되찾아야 한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매출 20조3553억 원, 영업이익 193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4.1% 줄었다.
SK네트웍스는 2013년 매출 25조9750억 원, 영업이익 2400억 원을 거뒀지만 2014년부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최근 정보통신, 상사, 패션 등 주력사업에서 시장포화와 경기침체로 힘을 못쓰고 있다”며 “면세점 사업권을 다시 찾아올 경우 직원들의 사기도 높이고 성장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동빈, 호텔롯데 면세점사업 날개 다나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월드타워점 수성에 실패한 뒤 롯데면세점 수장을 장선욱 대표로 교체하며 면세점사업의 전열을 가다듬는 데 주력했다.
이번에 정부의 시내면세점 추가 결정으로 전력을 보강할 기회를 잡았으니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롯데면세점은 2014년 10월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에서 롯데월드몰로 면세점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3천억 원에 이르는 비용을 투입하며 월드타워점에 공을 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월드타워점은 롯데면세점이 정성을 들인 만큼 다른 면세점들보다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며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을 되찾게 되면 든든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특허 재심사를 앞두고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월드타워점을 동북아 랜드마크 면세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매출 6112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보다 26.79% 늘어나 국내 면세점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월드타워점은 면세점 수성에 실패한 뒤에도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하루 매출이 지난해 17억 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 20억 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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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월드타워점 재탈환은 호텔롯데 상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호텔롯데는 코스피 상장심사를 통과했고 올해 상반기 안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을 되찾을 경우 상장 이후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롯데는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의 80% 이상을 롯데면세점에서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이번 신규 면세점 티켓의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어 호텔롯데 상장 흥행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실제로 사업권을 다시 따 내면 주가상승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업자 선정될 때까지 손해 감수하고 버텨야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각각 월드타워점, 워커힐면세점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았지만 수개월 동안 영업중지에 따른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관세청은 5월 말∼6월 초까지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신청 공고를 내기로 했다. 특허신청 공고기간은 4개월이며 이후 2개월 동안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올해 연말까지 사업자 선정을 끝낸다.
월드타워점과 워커힐 면세점은 지난해 특허 만료 뒤 영업연장을 신청해 각각 6월30일, 5월16일까지만 영업을 할 수 있다. 두 면세점은 새로 사업자 선정이 되더라도 6개월 동안은 영업을 중지해야 한다.
영업이 중지되면 한 달에 수백억 원에 이르는 매출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영업지점 유지비와 인건비 등은 그대로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롯데면세점은 영업중지 기간 월드타워점 인력을 최대한 다른 지점으로 분산해 배치하기로 했다. SK네트웍스도 워커힐면세점 인력들의 고용을 보장해 주면서 현재 중단돼 있는 면세점 매장공사 준비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정지 기간에 면세점을 사후면세점으로 변경해 사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면세점 특허를 되찾으면 5년이 아닌 10년 동안 안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다”며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가 6개월 가량만 버티면 10년 사업권을 얻을 수 있으니 손해를 감수할 만 하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은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늘린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유력 1순위 후보로 꼽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기존 업체들에게 가산점이 없다고 했지만 고용승계 문제나 브랜드 입점, 개점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월드타워점과 워커힐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