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로만손 사장이 드라마 ‘태양의후예’ 제작지원으로 두 번째 홈런을 쳤다.
김 사장은 2008년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기용해 로만손의 주얼리브랜드 ‘제이에스티나’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
김 사장은 그 뒤 마케팅 효과를 믿고 드라마 제작지원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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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석 로만손 사장. |
14일 업계에 따르면 드라마 태양의후예의 간접광고(PPL) 수혜자로 로만손의 ‘제이에스티나’가 꼽히고 있다.
태양의후예는 높은 인기만큼이나 노골적인 간접광고로 지적을 받기도 했는데 그 가운데 제이에스티나는 전략적인 상품노출로 별다른 논란없이 광고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김기석 로만손 사장은 드라마 제작지원에 나서며 예고편에서 제품을 등장시켜 줄 것을 조건으로 걸어 초반에 제품노출을 극대화했다. 그 뒤 방영 중에는 주인공 송혜교씨가 제품을 착용하면서 자연스러운 노출을 노렸다.
제이에스티나는 올해 1~3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 이상 늘었다. 특히 중국매장에서 송혜교씨가 착용한 목걸이와 귀걸이를 찾는 사람이 많아 예약주문까지 받고 있다.
김 사장의 뚝심이 제이에스티나의 이번 호재에 한몫한 것이라고 업계는 파악한다.
김 사장은 지난해 중국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태양의후예가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방영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제작지원을 결정했다.
드라마 제작지원은 수억 원대의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드라마의 흥행여부는 물론이고 간접광고에 대한 시청자불만으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김 사장이 이런 위험 부담에도 드라마 제작지원 마케팅을 꾸준히 밀어붙이는 것은 과거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기용해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2008년 김연아 선수를 후원하며 제이에스티나의 인지도를 확실히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는 로만손의 주력사업이 시계에서 주얼리와 핸드백사업으로 바뀐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스포츠 선수를 주얼리 브랜드 모델로 기용한다는 것이 당시에는 파격적인 일이었지만 김 사장은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종목의 특성에 주목했다.
김 사장의 의도대로 귀걸이 제품은 김연아 선수의 얼굴 클로즈업과 함께 자연스럽게 노출됐고 ‘김연아귀걸이’로 관심을 모았다.
김 사장은 당시 “제이에스티나는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의 물꼬를 터야했다”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김연아 선수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고 예상은 맞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2013년 방영된 ‘주군의 태양’으로 드라마 협찬을 시작했다. 제목에 포함된 ‘태양’을 형상화한 모양의 목걸이가 드라마에서 주소재로 다뤄지면서 5차 재생산까지 들어가는 등 품귀현상을 빚었다.
김 사장은 그 뒤 드라마제작지원을 통한 자연스러운 제품노출에 관심을 키우게 됐고 이번에 태양의후예라는 호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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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한 장면. |
태양의후예 흥행이 제이에스티나의 중국사업 확대에 계속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제이에스티나는 지난해 2월 상하이 다이마루백화점 명품관에 입점하면서 중국에 처음 진출했다. 5월 김 사장의 형인 김기문 로만손 회장이 8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며 중국사업 확대의지를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김 회장은 중국에서 주력사업인 주얼리뿐 아니라 화장품과 의류사업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태양의후예가 기대 이상의 대박을 터뜨리면서 제이에스티나의 인지도가 높아진 만큼 다른 사업과 연계로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도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태양의후예 효과는 물론 반짝인기에 그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드라마제작 지원이 중국에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커졌는지가 확인이 된 상황에서 김 사장이 다음 드라마 발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