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호전실업 대표이사 회장이 글로벌 고객사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줄어든 고객사 주문량을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호전실업 실적감소 제동 걸어, 박용철 나이키와 결별 뒤 빈자리 메워

▲ 박용철 호전실업 대표이사 회장.


15일 패션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국내와 해외에서 패션기업들을 고객사로 늘려 2018년 나이키와 결별 이후 하락한 호전실업의 실적을 회복하려 한다고 보는 시선이 나온다.

호전실업은 올해 8월부터 글로벌 1위 레깅스기업 '룰루레몬'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는데 내년부터는 국내 레깅스기업인 안다르에도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안다르는 호전실업과 손잡고 레깅스 및 요가복 외에 다른 의류제품으로 다각화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지난해부터 캐나다의 룰루레몬, 뉴질랜드의 카트만두와 맥팩 등 신규 고객사를 확보해왔다.

올해부터 신규 고객사들의 제품 생산을 시작했는데 2022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공급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호전실업에는 또다른 호재가 생겼다. 베트남에 생산기반을 둔 패션기업들이 코로나19로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겨 베트남 이외에 인도네시아에도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호전실업에게 고객사 확대의 기회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전실업은 현재 베트남에서 1곳, 인도네시아에서 5곳의 의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호전실업의 인도네시아 생산공장은 올해 최대 제품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두고 박 회장이 2018년부터 신규 고객사를 늘리는 데 주력해온 결과라는 말이 나온다. 호전실업의 고객사 수는 2019년 17개였으나 올해 23개까지 늘어났다.

주요 고객사로는 미국의 언더아머와 노스페이스, 독일의 보그너 등 글로벌 애슬레저 브랜드가 다수 포함돼 있다. 박 회장은 이를 통해 2018년 핵심 고객사였던 나이키와 계약 해지 이후 휘청인 호전실업 실적을 만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전실업의 매출은 연결기준으로 2017년 3284억 원에서 2018년 3132억 원, 2019년 3064억 원, 2020년 2826억 원으로 지속 감소했는데 올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호전실업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198억 원, 영업이익 169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9.3%, 영업이익은 999.5% 늘어나는 것이다.

호전실업은 박 회장이 1985년 창업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기업이다.

박 회장은 1943년 출생으로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뒤 1969년 한국산토리에서 근무했다가 1985년 호전실업을 창업했다.

박 회장은 경영철학은 ‘남이 안하는 것을 하고 남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호전실업 창업 직후 패션업계가 캐주얼의류에 주목할 때 스포츠의류 분야에 뛰어들어 경쟁력을 쌓았다.

또 2005년 패션기업들 대부분 중국과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만들 때도 그는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 결국 중국과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이 임금상승과 무역분쟁 등으로 곤욕을 치를 때 호전실업은 해외 생산기지 운영에 따른 리스크를 피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