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채권단이 현대상선의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상선 채무재조정을 위한 채권단의 지원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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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2일 채권단회의를 열어 현대상선에 대한 조건부 자율협약을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29일까지 채권단 100%의 동의를 받으면 자율협약 개시가 가결된다.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채권단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3개월 동안 유예하고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재조정 방안을 수립하게 된다.
최근 용선료 조정협상 등 현대상선의 자구안이 진전을 보이면서 채권단이 현대상선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추진되는 자율협약은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를 포함한 모든 채권자의 공평한 채무재조정을 전제로 한다. 이 가운데 하나의 협상이라도 무산될 경우 자율협약은 종료된다는 조건이 붙었다.
현대상선은 2013년 이후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등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안을 실행해 왔지만 계속되는 업황 침체로 여전히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몰려 있다.
현대상선 채권단은 그동안 현대상선이 용선료를 낮추고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의 만기 연장을 받는 등 이해 당사자들과 합의를 얻어낼 경우 출자전환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돕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2월부터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회사채 만기 연장을 위해 열린 현대상선의 사채권자 집회는 부결됐다. 이날 모인 사채권자들의 70~80%는 지역단위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기관이다. 이들은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이 부실하다며 부결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사채권자들의 이런 결정이 현대상선 정상화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과거 사례에 비춰 보면 구조조정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겪는 진통”이라며 “3월7일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사채는 연체가 불가피해졌지만 과거에도 STX의 사채권자 집회가 부결된 뒤 연체 상태에서 다시 가결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을 봐서 적절한 시기에 사채권자 집회를 개최해 형평성 있는 채무조정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