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워 도시가스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일이 다급해졌다.
예스코홀딩스는 2020년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반토막났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원도 점점 더 다양해지면서 도시가스사업도 더이상 안정적 수익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9일 도시가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 기온변화 등으로 도시가스 수요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전기 등 도시가스 대체재가 많아지면서 업황은 더 침체되고 있다.
도시가스가 정부 규제 아래 각 공급권역 사업자들이 독점적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고 정책에 따라 일정 수준의 공급마진을 보장받는 안정적 사업이라고 해도 수요 자체가 줄어들다 보니 이익 창출원으로 장점보다 한계가 뚜렷해진다는 시선이 많다.
구 사장에게 사업 다각화는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과제가 아닌 기업의 생존과 연결된 과제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구 사장은 LS그룹 오너3세로 회사의 다음 세대를 짊어지고 갈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기도 하다.
구 사장은 올해 1월 예스코홀딩스 대표에 올랐지만 앞서 1년을 예스코홀딩스 미래사업본부장으로 보냈다. 회사의 경영상황을 파악하고 신사업을 발굴할 준비기간이 있었다.
예스코홀딩스는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예스코로부터 2020년 중간배당으로 1550억 원을 확보했고 2020년 결산배당으로는 140억 원을 받는다. 2020년 12월22일 예스코가 보유한 온산탱크터미널 지분 48%를 매각해 207억 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예스코홀딩스는 2020년 3분기 말 별도기준 단기차입금이 275억 원 수준으로 사업적 투자를 집행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된다.
구 사장은 대표에 오른 뒤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에 투자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경영’을 하겠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예스코홀딩스는 현재 예스코, 한성피씨건설 등을 자회사로 두고 도시가스사업과 건설자재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LS그룹의 에너지분야 지주회사다. 하지만 2020년 3분기 말 연결매출 기준으로 여전히 도시가스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7%에 이른다.
도시가스사업에 의존하는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2018년 4월 예스코홀딩스를 세워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고 도시가스와 연관성이 있는 해외자원 투자 및 개발업, CNG(압축천연가스)충전· 가스배관공사업 등을 비롯해 경영자문 컨설팅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시도해왔다. 하지만 건설자재, 해외자원 개발, 컨설팅사업 등은 실적이 부진해 재무적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수년 전부터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 사업으로 공들여온 연료전지분야에서도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일반 화력발전과 달리 연료를 연소하지 않고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에너지를 생산한다.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이 발생하지 않아 대표적 친환경발전 방식으로 정부의 그린뉴딜정책사업, 친환경에너지로 구조적 전환 추세 등에 주목받고 있다.
예스코는 2006년 극동도시가스에서 회사 이름을 바꾸면서부터 10여년 뒤 미래사업으로 연료전지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3년 구자철 회장이 예스코 대표를 맡은 뒤부터는 연료전지, 바이오가스 에너지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분야 사업 발굴에 더 힘을 실었다.
하지만 연료전지사업 등은 예스코홀딩스 사업보고서 포트폴리오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오너3세로 예스코홀딩스를 맡은 구본혁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구 사장은 예스코홀딩스 건설부문 자회사들을 합병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고속도로, 철도 등 인프라시설에 투자하며 배당수익률을 보장하는 맥쿼리인프라에 투자하면서 공격적 투자기조에 변화를 주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료전지와 바이오가스 등 지지부진했던 새 사업에서도 눈에 띄는 결실을 거두는 일이 절실해진 상황에 놓였다.
구 사장은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이다. 2003년 LS전선에 입사하면서 그룹 경영에 발을 들였고 LS 경영기획팀, LS니꼬동제련 지원본부장·사업본부장, 예스코홀딩스 미래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9년 말 인사에서 오너3세 가운데 가장 먼저 예스코홀딩스 대표에 선임됐지만 경영수업이 필요하다며 스스로 물러났다가 1년 뒤 2020년 말 임원인사를 통해 대표에 올랐다.
예스코홀딩스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223억 원, 영업이익 101억2천만 원을 냈다. 매출은 2019년과 비교해 1.3% 늘었고 영업이익은 54.3% 감소했다.